배구 스카우트 비리… 프로감독 등 10명 연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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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고교유망주 영입 과정에 도움 주고 뒷돈 챙겨국가대표 출신 3명 포함… 혐의확인 5, 6명 계좌 추적

대학 운동부의 고교 우수선수 스카우트 비리에 인기 국가대표 출신 현직 배구팀 감독과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들이 줄줄이 연루돼 검찰 수사가 배구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한동영)는 최근 대학 운동부 고교 우수선수 영입 과정에서의 비리를 수사하던 중 참고인들로부터 현직 프로배구팀 감독과 대학배구팀 감독, 배구협회 간부 등 10여 명이 금품을 수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가운데 혐의가 드러난 5, 6명에 대해서는 계좌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감독 중에는 국가대표 왼쪽 공격수(레프트)로 이름을 떨친 A 씨와 유명 센터로 이름을 떨친 B 씨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센터와 오른쪽 공격수(라이트)를 오가며 소속 팀을 수차례 우승시킨 C 씨도 수사 선상에 올랐다. B 씨와 C 씨는 최근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A 씨도 검찰 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는 별도로 감독들이 농구 및 배구연맹 기금을 스카우트비로 전용하거나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첩보를 검찰이 입수한 것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이들이 고교 배구팀 감독 또는 배구연맹 직을 맡고 있는 과정에서 유망주들을 영입하고자 하는 대학 및 배구팀 관계자들에게 유망 선수 영입에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 스카우트는 2000년 이후 전면 금지됐으나 거액의 뒷돈이 오가며 은밀하게 진행됐다는 것이 배구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검찰은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비리인 유명 선수 스카우트를 둘러싼 금품 수수 관행을 확인함에 따라 관계자 진술과 계좌 추적 등을 토대로 농구 및 배구계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유명 프로농구팀 현역 감독 김모 씨를 포함해 대학농구 1부 리그 12개 팀 가운데 10개 학교 감독 및 관계자들을 조사한 상태다.

감사원은 올 2월 1일 수도권 9개 대학을 감사한 결과 지난 5년 동안 5개 종목 72명의 선수를 사전 선발해 29억 원을 썼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배구#스카우트#비리#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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