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대대동과 해룡·별량면에는 28km²(약 850만 평)의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이 펼쳐져 있다. 국내 최대 갈대군락이자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꼽히는 순천만 습지다. 순천만은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재두루미, 노란부리저어새 등 철새 230여 종 10만 마리가 쉬어가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생태계 보고 순천만은 국내 유일의 흑두루미 월동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겨울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는 633마리로 역대 최고치였다. 2011년에는 509마리, 2010년에는 436마리가 찾아왔다. 순천만을 찾은 흑두루미는 10월 중순부터 다음해 3월 말까지 머문다. 두루미는 흔히 학이라 불리는 기품 있는 새로 예로부터 무병장수와 행운, 가족애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1990년대 처음 관찰된 순천만의 흑두루미가 해마다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순천시는 2003년부터 순천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친환경 경관농업으로 확보한 먹이를 매일 뿌려주고 있고 철새들의 쉼터인 무논 15ha(약 4만5000평)을 조성했다. 무논은 겨울철에 벼농사를 짓던 논에 10∼15cm 물을 채워 넣어 철새 목욕시설로 만든 것이다. 순천만에 설치된 전봇대 300여 개를 철거하는 등 최적의 서식환경을 만들고 있다. 농민들도 흑두루미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농경지와 갈대밭을 통제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순천만이 생태계 보고로 각광받으면서 연간 200여만 명의 탐방객이 찾아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순천시는 올해 조례로 ‘순천만 흑두루미의 날’을 지정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 지정번호와 도래시기를 고려해 매년 2월 28일을 순천만 흑두루미의 날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내년 본지정을 앞두고 28일부터 이틀간 사전행사를 열어 순천만 흑두루미 여행, 스토리텔링, 탐조체험, 두루미 종이인형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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