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곽노현 교육감 “비서 늘리고 직급 올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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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9명 확대개편 입법예고계약직 승진불가 규정 피하려 ‘퇴직후 승진채용’ 편법 추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비서진의 파격 승진과 인원 확대를 지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곽 교육감은 현재 지방계약직 공무원 다급(7급 상당)으로 임용한 비서 6명을 나급(6급 상당)으로 올리라고 지시했다. 또 현재 박상주 비서실장 1명뿐인 가급(5급 상당)도 2명 더 늘리라고 지시했다. 비서진이 현재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최근 ‘서울시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 규칙 일부개정 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곽 교육감은 지난달 20일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바로 ‘비서실 기능 확대’를 지시했다. 처음에는 7급 6명을 6급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담당 과장과 팀장이 “절대 안 된다”고 답했지만 곽 교육감은 요구를 철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5급을 1자리 추가하는 것에서 2자리 추가하는 것으로 요구사항을 늘렸다.

이들을 승진시키려면 편법이 동원돼야 한다. 계약직에 대한 승진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약기간이 끝나는 올 8, 9월 이전에 이들을 퇴직시키고, 개정된 정원 규정에 따라 다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교육청 내부에서는 반발이 크다. 이점희 노조위원장은 “7급에서 6급이 되려면 적어도 7년 이상, 7급에서 5급은 15년 이상 걸린다”며 “승진 적체로 직원들 사기가 떨어져 있는데 교육감이 자기 식구를 챙기려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비서실 정치’가 더 강화될 거라는 지적도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도 비서들이 교육감의 핵심 정책을 다 주무르고 있다”며 “그런데도 비서실을 확대하는 것은 자기 사람들끼리만 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비서가 4명 정도다”며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의 자리를 만들어줄수록 그만큼 일반 직원들의 의욕은 떨어뜨릴 것”이라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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