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3남매 살인’ 제3자 연루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6일 03시 00분


“가혹행위방법 알려줘” 진술

“정말 후회돼요. 죽어도 싸죠. 자식이 죽었는데 무슨 말을 하겠어요.”

전남 보성경찰서는 15일 오전 10시경 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3남매에게 ‘잡귀를 쫓아낸다’며 때리고 굶겨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구속된 박모 씨(43)와 박 씨의 부인 조모 씨(34)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이들은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어두운 색의 점퍼를 입은 채로 범행을 재연했다. 재연하는 동안 이들은 계속 때늦은 후회와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박 씨 부부는 지난달 24일 ‘아이들이 평소보다 밥을 많이 먹고 몸에 귀신이 들어온 것 같다’며 머리카락을 자른 뒤 그날부터 이달 1일까지 허리띠와 파리채로 하루 78대씩 총 702대씩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지난달 23일부터 금식기도를 실시해 3남매도 10일 정도 끼니를 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박 씨 부부가 ‘지인인 A 씨(45·여)가 가혹행위 방법을 가르쳐줬다’고 진술해 수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경찰은 A 씨를 찾는 등 보강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제3자 연루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 A 씨 등 주변 인물을 불러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 부부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제3자 연루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보성=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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