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일가족 화재사망 사건, 아들 수억대 빚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2일 0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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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충남 당진시 합덕읍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숨진 아들 김모(46) 씨가 수억원대의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한 김 씨가 천안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당진시 부모 집으로 싣고 온 뒤 부모도 살해한 후 불을 질러 자신도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당진경찰서는 아들 김 씨의 계좌와 채권·채무관계를 수사한 결과 김 씨에게 수억원의 빚이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아들과 부인, 아버지 등의 계좌를 모두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드러난 채무만 수억원대에 달해 전체 빚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들 외에 제3의 인물이 채권·채무관계 또는 원한관계 등으로 이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김씨의 통화내역 등을 수사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아들 김 씨는 별도의 사무실 없이 집에서 인터넷 설치사업을 했으나 일감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거액의 빚을 지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씨의 아파트는 대출을 받아 근저당이 설정돼 있고, 이 아파트에서 발견된 김 씨 아내의 것으로 보이는 일기장에는 '남편이 인터넷 설치 사업을 하는데 일감이 없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 현장 잔해에서 몇가지 증거물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로 감정결과는 숨진 5명의 직접적인 사인을 밝혀줄 부검 결과와 함께 내주께 나올 전망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아내와 아들을 옷으로 덮은 채 엎고 나오는 CCTV 영상과 함께 이 과정을 봤다는 목격자도 있어 아들 김 씨의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노부부의 목에 칼로 벤 흔적이 있지만 이것이 직접적인 사인인지, 아니면 약물에 의해 사망했는 지 여부는 부검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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