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광화문-신월동 방재용 대심도 터널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9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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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터널 시찰…"서울 가옥 태양광시설 갖출 것"

일본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내 일부 지역에 방재용 대심도 터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10일 도쿄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터널을) 부분적으로 안 할 수는 없다"며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할 부분은 광화문과 신월동이다. 신월동은 지금 지하터널을 뚫고 있어 대심도 터널 공사를 함께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9일 오후에는 도쿄도 환상7호선의 43m 아래 설치된 대심도 터널을 시찰하며 광화문 등 시내 7곳에 터널을 설치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관계자들과 협의했다.

현장 방문에는 터널 설치에 찬성하는 시 공무원과 반대하는 관동대 박창근 교수가 동행했으며 박 시장에게 각자 의견을 피력했다.

시 하천관리과 측은 "대심도 터널 설치가 근본적인 치수책"으로 보고 있으며, 박 교수는 "8500억원의 돈을 쓸 필요 없이 관거 확장만으로도 방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도쿄의 대심도 터널은 초등학교 수영장 1800개가 담는 물을 저장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설치 전에는 가옥 3천채가 침수됐다가 설치 후에는 40여채만 잠길 정도로 피해를 크게 줄였다.

터널을 둘러본 박 시장은 "토목형 예산은 절감하더라도 도시안전 인프라에는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며 "도쿄도 오랜 시간 많은 돈을 들여 시설이 잘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울의 치수대책으로서 적절한지는 전문가와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이어 도쿄도청에서 지난해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대한 대책과 치수정책을 들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오세훈 전 시장이 2014년까지 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수해대책에 대해 "충분한 연구가 없었던 것 같다"며 "홍수조절지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방재센터는 있어도 하천이나 산사태 전문 대응센터는 없지 않나. 그런 걸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에는 고스즈메 정수장을 둘러보며 임기 내 원전 1기를 줄이겠다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 시장은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태 후 50기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에너지 대란은 없다고 한다. 서울도 공약대로 원전 1기를 줄이는 게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방문 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원전 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양광 발전으로 정수하는 고스즈메 정수장은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설계돼 현재 요코하마시 수도사업국에서 특허권을 갖고 있으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박 시장은 "우리 공무원도 로열티를 받을만한 제안을 하면 일부를 주겠다"며 "앞으로 서울의 모든 집과 지붕이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영성 시 환경정책과장은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이 높아져 민간투자 의지도 상승하고 있다. 3년 내 요코하마보다 많이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답했다.

시는 내년 3월 탄천에 완공되는 국내 최대 하수열처리장에서 1만9000가구가 1년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설은 민자로 포스코에서 건설, 15년간 운영한 뒤 시에 기부채납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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