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강소기업이 뛴다]‘식품포장용 산소흡수제’ 국내시장 60% 점유 ㈜립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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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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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간고등어 드셨나요? 우리 제품 쓰신 겁니다

산소흡수제의 국내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한 인천 남구 주안동 립멘의 서윤덕 사장이
7일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산소흡수제를 부착한 튤립 모양의 와인 마개로 막으면 마시던 와인의 향과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donga.com
산소흡수제의 국내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한 인천 남구 주안동 립멘의 서윤덕 사장이 7일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산소흡수제를 부착한 튤립 모양의 와인 마개로 막으면 마시던 와인의 향과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donga.com
인천 남구 주안동 ㈜립멘(사장 서윤덕)은 식품의 선도 유지와 부패 방지를 위한 산소흡수제를 생산하는 회사다. 20여 년간 이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아 국내 유통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 미국 일본 브라질 뉴질랜드 등 세계 1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립멘은 이 상품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 계열사인 ‘미쓰비시 가스’를 제치고 뉴질랜드 시장에 진출한 저력이 있다. 세계 1위의 육포 제조업체인 ‘잭 링크스’ 뉴질랜드 공장에는 미쓰비시의 산소흡수제가 공급됐지만 서 사장이 공략한 끝에 2년 전부터 립멘 제품으로 바뀌었다.

“미쓰비시 산소흡수제가 세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데, 해외 경쟁에서 립멘 제품이 조금씩 이겨 나가고 있어요. 잭 링크스 미국 본사 공장에 납품하려면 엄청난 시설 투자를 해야 했는데, 먼저 뉴질랜드 공장부터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1980년대까지 국내 시장에 유통되는 산소흡수제는 대개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었고 현재 이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는 4, 5곳 정도다. 워낙 단가와 이익률이 낮아 진입장벽이 높은 품목이 됐다.

립멘 제품은 풀무원, 대상, CJ 등 국내 식품회사 2000여 곳에 공급된다. 요즘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영세 식품업체도 이 제품의 사용을 당연시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1위 국수 제조업체인 A식품은 “전국에 국수를 유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산소흡수제 덕택”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산소흡수제는 가공식품을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냉장, 냉동 등 보관상태에 따라 6∼72시간 이내에 식품제품 포장 속 산소를 0%로 줄여준다. 그래서 진공포장 여부가 중요하고, 그에 맞춰 산소흡수제 종류도 100가지가 넘는다.

서 사장은 “명절 때 고급 선물용으로 판매되는 과일에 둘러싸인 ‘띠지’ 안쪽에도 부패를 방지하는 제품이 들어가 있다”며 “식품을 안전하고 좀 더 오래 보전할 수 있는 기술이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1990년 초 원가가 30원이었던 산소흡수제를 20년이 지났는데 절반 값인 15원에 납품하고 있다”며 대기업-중소기업 공생관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기업 총수가 ‘기업체 동반협력’을 외치더라도 현장에선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는 것.

“대기업 실무자들이 경쟁업체가 제시한 견적서를 들이대면서 제품 단가를 낮추도록 유도하지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납품하는데, 이젠 가격을 더 낮출 수 없는 한계에 달했지요.”

그간 대량생산, 기술개발을 통해 생존해 왔지만 자칫 생산원가 이하로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립멘은 기존 제품을 응용한 신제품 ‘와인 세이버’를 출시해 활로를 찾고 있다. 이 신제품은 와인 코르크 마개를 대용할 플라스틱 ‘세이버’ 속에 산소흡수제를 부착한 것이다. 마시던 와인을 이 병마개로 막으면 맛과 향을 처음처럼 유지하는 효능을 지녔다. 최근 소믈리에(와인감별사) 4명이 코르크 마개와 비교해 립멘 세이버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테이스팅을 한 사실이 와인 전문지에 소개됐다.

서 사장은 “사내 부설연구소가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식품기술박람회’ 등에 업그레이드한 산소흡수제 제품을 계속 출품해 공급 출로를 다양화하겠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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