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단순 사고사를 미담으로 조작… “물에 빠진 후임병 구하고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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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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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징계 뒤늦게 드러나

본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동아일보DB
본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동아일보DB
지난해 8월 물에 빠진 후임병을 구하고 숨진 것으로 알려진 육군 병장의 미담 사연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군 지휘관들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군 당국은 지난해 8월 27일 육군 17사단 임모 병장(당시 22세)이 경기 김포시 고촌읍 한강 하구에서 잡초와 수목 제거 작업을 하다 물에 빠진 후임병 A 일병(당시 21세)을 구한 뒤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임 병장은 공무 중 사망으로 인정받아 하사로 1계급 추서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하지만 당시 부대원들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등 사망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판단한 사단장이 재조사를 실시한 결과 임 병장이 숨진 과정을 해당 부대에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임 병장은 발을 헛디뎌 강물에 빠졌고, 오히려 A 일병이 구하려다 손을 놓치는 바람에 임 병장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연대장에게 감봉 2개월과 함께 보직 해임 처분을 하는 한편 헌병대장 등 관련 지휘관들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육군 관계자는 “부대 지휘관들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이나 조작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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