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노인정 돌잔치’… “딸 아껴주신 어르신들에 보은”

  • 동아일보

대구 도재호 씨 이색 경로잔치

대구 월성종합사회복지관 노인정에서 열린 도민혜양의 돌잔치에서 민혜가 동네 어르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돌잡이를 하고 있다. 월성종합사회복지관 제공
대구 월성종합사회복지관 노인정에서 열린 도민혜양의 돌잔치에서 민혜가 동네 어르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돌잡이를 하고 있다. 월성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아이는 동네가 키운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14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월성종합사회복지관 노인정에서 딸 돌잔치를 마련한 도재호 씨(39) 부부는 “동네 어른들을 위해 조촐한 잔치라도 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막내딸 민혜의 돌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은 동네 어르신 20여 명. 도 씨 부부가 경로잔치를 겸한 돌잔치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삿짐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도 씨의 수입은 월 100만 원 정도. 집도 보증금 250만 원에 월세 20만 원의 39m²(약 12평) 영구임대 아파트다. 그런데도 부부가 200만 원을 어렵게 마련해 경로잔치를 연 것은 고마움 때문이다. 4남 1녀를 둔 부부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도 동네 어르신들이 보살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고마워했다.

박원일 노인정 대표(71)는 “동네 어른들을 부모처럼 공경해 흐뭇하다”며 “막내도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손주처럼 여기겠다”고 말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