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국 헌법재판소장 “헌재 결정 정치적 해석 안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사진)이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올해 어떤 사건에 대해서도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 헌재소장은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헌재소장 공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헌재 결정은 10년 후에도 (이 결정이) 법에 맞는지, 시대정신에 맞는지 등을 평가받게 되는 만큼 국민과 역사만 바라보며 재판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헌재소장은 또 “헌재가 내린 결정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인터넷 매체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규제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에 한정위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이 그런 식으로 보도했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여권이나 정부 쪽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면 ‘헌재가 권력 눈치를 봤다’고 하는데 그런 견강부회(牽强附會)식 보도는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이 헌재소장은 최고 사법기관의 위상을 둘러싼 헌재와 대법원 간 신경전에 대해서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대로만 하면 싸울 일이 없다”고 했다. 다만 헌재를 대법원에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