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하동초등 학생들 등교 거부

  • 동아일보

석면 함유 감람석 운동장에 깔았다 물의
개학에도 250명 안 나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된 감람석 파쇄토를 운동장에 깔았다가 물의를 빚었던 경남 하동초등학교(교장 김한종) 학생 중 상당수가 개학일인 9일 등교를 하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자녀 등교 거부를 결의하고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하동교육지원청과 하동초교는 “35일간의 겨울방학을 마치고 이날 등교하도록 했으나 전체 학생 711명 중 250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며 “이 가운데 22명은 질병이나 해외연수 등 개인사정으로 파악됐고 나머지 228명은 학부모가 등교를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등교 거부 학생은 1, 2학년이 77명으로 많았다.

이 학교는 2010년 2월 운동장에 깐 감람석 파쇄토는 물론이고 학교 건물 안에서 채취한 먼지에서도 석면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운동장 파쇄토 철거공사 및 청소를 시작하면서 지난해 12월 5일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하동초등학교 건강한 운동장을 위한 비상대책위’는 9일 오전 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석면으로 인한 암 발병에 대비해 학생들을 장기 암보험에 가입시키고 석면이 함유된 감람석을 학교 운동장에 깔도록 권장한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또 비대위는 교과부, 학교,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장기 암보험 가입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13일까지 자녀 등교를 거부하고 환경 대안학교 프로그램 등 대체수업을 하기로 했다. 조창수 비대위원장은 “교과부에서 학부모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무기한 등교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