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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폭이 대학 총학생회 장악…학생회비 ‘접수’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2-01-04 17:45
2012년 1월 4일 17시 45분
입력
2012-01-04 17:24
2012년 1월 4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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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니가 가라, 대학"..위장 입학 총학생회장 차지
조직폭력배가 대학에 들어가 총학생회를 장악, 수년간 학생회비를 갈취하고 보스에게 상납하는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전남의 모 전문대학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실태는 이 보다 더 광범위한 대학에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이 적지 않다.
광양시내 폭력조직 L파 행동대장인 김모(37)씨가 모 대학 총학생회를 '접수'한 것은 지난 2004년.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등록금만 내면 사실상 입학이 가능한 점을 악용, 어엿한 사회복지학과 대학생이 됐다.
나이와 연륜을 간판으로 이후 총학생회장까지 당선된 김 씨는 신입생 MT나 오리엔테이션 등을 관리하는 학생회 비용이 만만치 않은 사실을 알았다.
부업으로 간판제작 일을 하면서 대학 총학생회가 제법 쏠쏠한 돈을 굴린다는 사실도 안 후였다.
더욱이 간이 영수증 등으로 사용 내역을 손쉽게 조작해도 누구하나 시비를 건 경우도 없었다.
2년간 학생회비를 빼돌린 김씨의 행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손쉬운 돈벌이를 안 김씨는 대학 졸업 후 다른 조직원을 학교에 입학시켜 회장 자리까지 물려줬다.
L파와 직간접적 연계된 사람들이 8년 연속 이 대학 총학생회장을 배출하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학생회 참여에 의욕이 있는 학생들은 사전에 포섭하거나 협박, 포기하도록 하고 아예 단독후보를 냈다.
대학생 뱃지를 단 조폭'을 구하기 어려울 때는 말을 잘 듣는 일반 학생을 대리인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런 방법으로 8년간 빼돌린 액수는 확인된 것만 3억7000만 원.
이들은 대리인으로 내세운 학생회장 등으로부터 매년 수천만 원을 상납받아 조직원의 변호사비, 영치금, 단합대회 비용 등으로 쓴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상납 의심을 피하기 위해 돈거래는 학생회 측이 김 씨가 차린 유령 광고회사에 광고대행비나 행사비를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돈은 김 씨 부인이나 자녀, 제 3자의 계좌를 통해 오가는 등 이른바 돈세탁도 했다.
일반 학생들은 그동안 학생회장들이 조폭이었다는 말에 할말을 잊었다.
졸업생 A(28)씨는 "전문대학이라 다른 일을 하다가 뒤늦게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많다. 학생회장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인 줄 알았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교수와 직원들은 총학생회장이 조폭인 것을 알면서도 쉬쉬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학생회 일을 하는 일부 학생이나 교수들은 이들이 조폭인지 알고 있었지만 보복이 두려워 말을 하지 못했다"며 "학교폭력의 성인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조직의 여죄를 캐는 한편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한편, 전남 광양경찰서는 4일 폭력조직원들을 모 전문대학 총학생회장으로 당선시키는 방법 등으로 총학생회를 장악, 학생회비를 상납받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단체구성)로 김씨 등 광양시내 속칭 L파 조직원 9명을 구속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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