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SLS서 500만원 접대… 3차 술자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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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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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前차관, 억울하다고 명예훼손 고소까지 했지만…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지시로 그룹 관계자로부터 일본에서 술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사진)이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차관은 억울함을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 박 전 차관의 주장과 다른 부분이 드러나고 있어 처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심재돈)는 박 전 차관이 SLS그룹 일본법인장 권모 씨에게서 향응과 승용차 대여 비용을 포함해 400만∼500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검찰은 5일 권 씨를 소환해 박 전 차관에게 30만 엔(약 445만 원) 상당의 접대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회장은 올 9월 “박 전 차관이 일본에 출장 갔을 때 총리실의 연락을 받고 권 씨에게 지시해 400만∼500만 원 상당의 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2009년 5월 22일 일본 출장 당시 박 전 차관은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한 뒤 2차 자리에서 대기업 해외법인장 강모 씨, SLS그룹 일본법인장 권 씨, 김형준 당시 청와대 행정관(전 춘추관장)과 2차 자리를 가졌다. 이 회장은 권 씨가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박 전 차관은 술값은 지인인 강 씨가 계산했다며 기자회견을 열어 영수증을 공개했다.

그러나 권 씨는 검찰 수사에서 “2차 술자리 후 3차 술자리가 또 있었고 이 자리 술값을 SLS그룹 법인카드로 계산했다. 이 회장이 접대 의혹을 제기한 직후 김 전 행정관이 전화해 SLS가 술값을 계산했던 3차 술자리는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권 씨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사실관계를 대부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검찰은 박 전 차관 본인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소환을 통보해둔 상황이다.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허위 고소를 하면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박 전 차관에 대한 기소 방침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의 경우 접대받은 금액이 400만∼500만 원으로 비교적 소액인 데다 권 씨가 SLS 법인 자금으로 접대했는지를 박 전 차관이 몰랐을 가능성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전 차관 측은 “일본 출장 건과 관련된 의혹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고소인으로 조만간 출석해 사실관계를 떳떳하게 밝힐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검찰이 당시 식당에서 사용된 영수증을 확보했을 수 있다는 질문에 는 “문제의 영수증이 그 자리에서 사용된 것이란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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