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한꺼번에 사고…말이 되나” 희생자 유족들 오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9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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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테크 대표이사 조문에 격렬하게 항의

"얼마나 성실한 가장이었는데..이렇게는 못 보내. 차라리 나를 데리고 가."

9일 새벽 인천공항철도 계양역 인근 선로에서 작업을 하다 숨진 협력업체 코레일테크 소속 근로자 5명의 빈소에는 유가족들의 오열과 통곡만이 가득했다.

이날 오후 코레일테크 박흥수 대표이사가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지만 일부 유가족들은 회사의 책임을 물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한림병원과 인천장례식장에 나눠 임시로 안치됐던 고(故) 이화춘(59)씨 등 5명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께 인천시 서구 경서동 신세계 장례식장으로 옮겨 안치됐다.

고 정승일(43)씨의 여동생은 "저녁에 일하러 나가기 전 아이들 밥을 손수 챙겨주고 가까이에 사는 부모님께도 안부인사를 매일 드리던 효자였다. 너무 성실하게 살았는데 이렇게 떠난다니 세상이 원망스럽다"며 울먹였다.

정씨의 매형도 "처남은 술과 담배도 안 하고 가족들을 잘 보살피던 건실한 가장이었다"며 비통해 했다.

유족들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는 사고원인을 하루 빨리 밝혀내야한다'고요구했다.

고 이화춘(59)씨의 사위 유홍준씨는 "유가족이 가장 답답해 하는 것은 사고 경위다. 유가족들 보다 언론사 기자들이 어떻게 먼저 알 수가 있나"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유족은 "지금 보상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사고 경위부터 먼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5명이 한꺼번에 열차에 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외 출장 중 사고 소식을 듣고 귀국한 코레일테크 박 대표이사와 일부 직원들이 이날 오후 조문을 하기 위해 합동 빈소를 찾았지만 일부 유가족들이 조문을 막아서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한 유족은 "문상 받지마. 절 할 생각하지 마세요"라며 빈소를 막아섰다.

박 대표이사는 빈소에 도착해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문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귀국 하자마자 사고 현장을 확인하지도 못하고 달려왔다"며 "사고 경위에 대해자세하게 알아 본 뒤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불편한 점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회사장으로 장례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송영길 인천시장도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코레일공항철도와 코레일테크 임직원들도 빈소 곳곳에서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0시31분께 인천공항철도 인천방면으로 향하던 열차가 계양역 인근의 선로 위에서 동결방지 작업 중인 근로자들을 들이받아 5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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