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거문도 인어 ‘신지께 설화’ 영상 만든다

  • 동아일보

태풍피해 막아주는 수호신…佛감독이 3D음향 연출
내년 여수엑스포서 상영

남해안 거문도에 전해 내려오는 인어 이야기가 프랑스 영화감독의 손을 거쳐 영상으로 살아난다.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는 전남 여수 거문도의 수호신으로 여겨져 온 ‘신지께’ 인어 이야기가 내년 여수엑스포 디지털갤러리(EDG)에서 상영된다고 22일 밝혔다.

거문도 전설에 나오는 신지께로 불리는 인어는 하얀 살결에 길고 검은 생머리를 하고 있으며 주로 달 밝은 밤이나 새벽에 나타나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내서 태풍으로부터 어부들을 구한다고 한다. 상영될 신지께 이야기는 프랑스의 유명 영화감독 샤를 드모 씨가 만든다. 그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엉클 분미’를 공동 제작했으며 ‘스트레치’ ‘인권에 관한 이야기’ 등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다.

드모 감독은 “로렐라이의 세이렌과 안데르센의 아리엘로 대표되는 서양의 인어가 아닌 동양의 인어라는 점과 구체적인 전설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신지께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며 “최신 영상기술로 예술적인 소리와 영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영상기술(3D홀로그래픽 사운드)은 음향이 상하좌우로 움직여 관람객이 실제 현장에서처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드모 팀은 사해, 그린란드, 카프리, 부산 등 세계 7대 주요 해안 지역의 바닷소리와 영상을 채집해 이를 신지께 이야기와 접목해 독창적이고 경이로운 영상과 사운드를 구현할 예정이다.

강동석 조직위원장은 “신지께 인어 이야기는 국내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전통 설화인데 프랑스 유명 감독인 드모 팀에서 제안을 해 와 상당히 놀랍고 기뻤다”며 “단편영화에 버금가는 아름답고 예술적인 소리와 영상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DG는 여수엑스포장의 중심 거리에 길이 415m, 너비 21m로 조성되는 해양문화예술관이다. 첨단 정보기술(IT)과 조명이 결합된 발광다이오드(LED) 천장에는 조직위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 외에도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상영될 계획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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