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도정’보다 ‘정치행보’ 더 바쁜 경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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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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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90kg대로 몸집이 우람한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전에 없이 분주하다. 빠듯한 일정은 비서진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특히 요즘엔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을 자주 오간다. 주로 정치 일정이다.

김 지사는 16일 서울의 한 호텔 일식집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찬을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두 자치단체의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7일 인천시청을 방문해 송영길 시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공동 합의문’에 서명하고 시 공무원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송 시장은 답방 형식으로 이달 11일 경남도청을 찾았다.

이뿐 아니다. 김 지사는 야권 통합을 이끄는 ‘혁신과통합’(혁통) 모임에 자주 참석한다. 혁통 상임대표 자격이다. 혁통 추진위원인 박 서울시장은 13일 이 회의에서도 만났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은 정치권 최대 화두다. 김 지사는 어정쩡한 대답으로 일관하지만 그의 목표도 대권이라고 봐야 한다. 최근 바쁜 움직임도 ‘몸 불리기’라는 시각이 많다.

2008년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기 위해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김 지사로서는 통합 야권에 동승(同乘)하는 일이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당선된 그의 도지사직 수행 역시 가볍지 않다. 현안도 쌓여 간다. 얼마 전 도지사 정무특보와 정책특보를 공모했으나 두 자리 모두 선임에 실패했다. “특보 채용 무산은 도정 시스템 어디엔가 구멍이 생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기 정무라인 구성에도 차질이 생겼다.

도의회에서는 도정질문, 행정사무 감사와 함께 내년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는 중요한 시기다. 정부 합동감사도 코앞이다. 김 지사는 14일 실국원장 회의에서 “실국원장과 자주 대면하지 않고 전적으로 맡겨두는 이유는 저보다 행정 전문성이나 경험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실국장들이) 도민을 위한 행정을 잘해 줄 것이라는 신뢰와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재직 1년 반 동안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두어 차례 꺼냈다. 자신이 도정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짐짓 희석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자율과 책임행정을 강조했다면 다행이다. 산토끼 잡는 데 정신이 팔려 집토끼를 나 몰라라 하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팔구(十常八九)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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