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서울교총회장 “학생인권조례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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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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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부 출신 이준순 당선… 곽노현 정책 흔들릴 듯

교육감이 공석인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에 교육과학기술부 출신 인사가 임명된 데 이어 서울시 최대 교원단체인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 회장에도 교과부 출신 인사가 선출됐다. 교육계는 이에 따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구속)이 추진했던 정책들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교총은 전체 회원 1만9647명 중 1만7764명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42.6%를 얻은 이준순 후보(55·수도여고 교장·사진)가 라오철 후보(강동고 교사·25.5%), 지윤섭 후보(영훈고 교사·31.9%)를 누르고 29일 회장에 당선됐다고 30일 밝혔다. 신임 이 회장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일선 중고교에서 교사생활을 했으며 여의도여고 교장,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교과부 국장 등을 역임했다. 임기는 2014년 10월까지 3년간이다.

이 회장은 곽 교육감이 취임했던 지난해 7월,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장이었다. 그는 국제중, 외국어고, 자율고 등 우수학생의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수월성’ 교육정책을 강조했고, 이에 부정적인 곽 교육감과 뜻이 맞지 않아 갈등을 빚었다. 결국 곽 교육감 취임 후 두 달이 지난 지난해 9월 교과부로 건너가 학교지원국장, 교육복지국장 등을 담당해왔다.

올해 8월 교과부에서 나와 수도여고 교장이 된 그는 서울교총 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곽 교육감 취임 이후 땅에 떨어진 교권을 회복하겠다”며 ‘실천하는 회장’을 전면에 내걸었다. 교육청이 추진하는 체벌금지, 학생인권조례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교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 회장은 28일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이 된 이대영 서울시 부교육감과 교육청, 교과부에서 함께 근무해온 사이다. 두 인사 모두 곽 교육감의 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시교육청 정책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 이 회장은 “가장 먼저 할 일은 학생인권조례 저지”라며 “특정 이념 성향의 교원단체 교사들만 모이는 혁신학교도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의 주요 정책들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자신이 최근까지 몸담았던 교과부의 정책에도 “필요하다면 제동을 걸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예를 들어 교원평가에서 참여율이 극히 낮은 학부모평가는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이주호 장관에게 평가 개선을 강력히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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