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비리는 조직의 가장 큰 적… 저축은행 사태가 반면교사”

  • Array
  • 입력 2011년 9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종선 기업윤리경영연구원장

“내부 고발자 입을 막는 게 조직에 가장 큰 치명타입니다.”

박종선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장(58·사진)은 1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저축은행 사태를 언급하며 내부 비리 감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축은행 간부들이 장부를 흑자로 조작해 거액의 배당금을 빼돌리는 등 조직적 비리가 있었지만 바깥에선 이를 계속 알지 못해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

박 원장은 “내부 문제는 안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아는데 그걸 조기에 끄집어내지 않고 놔두면 언젠가 곪아터지기 마련”이라며 “조직의 치부가 언론을 통해 드러나고 수사기관이 칼날을 들이대면 그때 남는 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파국뿐”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회사 내 만연한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기업의 경쟁력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은 내부 비리가 가장 큰 적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부패와 뇌물만 차단하면 성장률이 1%포인트, 코스피가 500포인트 올라간다”는 한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내부 비리 척결을 통해 조직구성원들의 불만을 없애는 것이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소장을 지낸 박 원장은 당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관계가 경제 전반의 효율을 해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대기업 직원들은 우월적인 지위에 젖어 노력하지 않고, 납품업체 직원들은 패배의식에 빠져 의욕을 잃게 된다는 것.

박 원장은 “조직 내부에서 잘못된 관행과 비리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양쪽 다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내부 신고제는 최악의 결과에 이르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자는 조기경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