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토플 만점 13살 ‘독서광’ 여중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6일 0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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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국제중 1학년 성휘연양 "영어소설 꾸준히 읽은 게 비결"

외국에서 공부한 아이들도 고득점을 얻기 쉽지 않은 토플 시험에서 '국내파' 열세살 여중생이 영어 사교육 없이 꾸준한 독서만으로 최연소 만점 기록을 세웠다.

26일 대원국제중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성휘연(13)양이 지난 13일 시행된iBT(internet-Based Toefl) 토플시험에서 120점 만점을 받았다.

성양은 외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사교육 없이 집에서 하는 공부만으로 만점을 받았다.

성양 어머니(43)는 "아이가 영어과외를 받아본 적도, 흔한 토플 문제집을 풀어본 적도 없다"며 "책을 엄청 읽는다는 것 말고는 만점 비결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성양은 "책이 마약 같아요"라고 말할 정도로 독서에 빠져있어 항상 가방에 책을 넣어 다니며 화장실에서도 잠자리에서도 책을 놓지 않는다. 특히 영어 소설책을 한달에 10권 이상씩 즐겨 읽고 미국 드라마를 보거나 팝송 듣는 것도 좋아한다.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없는 학생이 만점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파고다어학원 토플센터에 따르면 성인은 5~6개월 준비해야 80점을 받고, 조기유학을 다녀온 학생들도 보통 100점대를 받는다.

성양의 부모는 딸이 책을 가까이하도록 갓난아이 때부터 영어 동화책을 많이 읽어줬고, 회화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미국 영화와 드라마 DVD를 보여준 것이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성양 어머니는 "휘연이가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밥 먹는 걸 제일 좋아한다"며 "거의 매일 한편씩 시간을 정해놓고 보다 보니 말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 "흔히들 시험에 맞춰서 단어집을 외우고 공부를 하는데 휘연이는 책을 많이 읽다 보니 모르는 단어도 문맥에 따라 의미를 파악한다"며 시험 중심의 공부가 아닌 자연스러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험에 관심이 없던 성양이 토플을 보게 된 데는 일종의 라이벌 의식이 작용했다. 같은 학교 3학년 선배인 김현수(15)양이 2009년 iBT 토플시험에서 만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13세였던 학교 선배가 최연소 만점자라는 얘기를 들은 성양은 경쟁심이 발동해 응시를 결심했다. 성양의 생일이 8월 15일이라 8월 13일 시험에서 만점을 받으면 선배보다 빠른 만 12세에 만점자가 될 수 있어서다.

지난 24일 시험결과가 발표되자 성양은 믿기 어려워하며 "정말요?"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선의의 경쟁으로 도전한 시험에서 좋은 결과까지 얻어 성취감이 더욱 컸다.

성양의 장래희망은 글을 쓰는 의사가 되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미국의 여성 작가 조디 피콜트처럼 하나의 전문분야를 갖고 거기서 묻어나는 글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게 꿈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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