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으로 도배?… ‘에르메스’ 벽지까지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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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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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럭셔리 홈컬렉션’ 아시아 최초로 한국서 첫선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올해 처음 선보인 벽지 디자인에는 승마하는 모습(왼쪽), 승마 관련 책을 꽂은 서가 등 에르메스 특유의 전통 이미지가 담겼다. 에르메스 제공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올해 처음 선보인 벽지 디자인에는 승마하는 모습(왼쪽), 승마 관련 책을 꽂은 서가 등 에르메스 특유의 전통 이미지가 담겼다. 에르메스 제공
명품을 벽에 ‘바른다’고?

프랑스 최고급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올해 3월 선보인 ‘에르메스표’ 벽지가 최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들어왔다. 이 벽지는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첫선을 보였다. 에르메스표 벽지는 총 6가지인데 주로 말과 관련된 이미지가 담겨 있다. 초창기 말안장 등 마구(馬具)제품을 만들면서 출발한 에르메스의 전통을 표현한 것이다.

승마하는 모습이 인쇄된 ‘펠-멜(P^ele-M^ele)’ 벽지는 나무 블록에 디자인을 조각한 뒤 종이에 찍어내는 판화식 기법으로 제작됐다. 에르메스 측은 “18세기 벽지가 처음 발명된 시절 사용한 수공예 기법을 장인정신을 중시하는 브랜드 전통에 맞춰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르메스는 플래그십 스토어 2층을 가구, 벽지, 패브릭 등이 포함된 ‘라 메종’ 컬렉션으로 꾸몄다. 이곳에서는 특히 가오리 50마리의 가죽을 활용해 제작한 3단 테이블과 탄성이 좋은 말꼬리 털을 채워 넣은 양털커버 소파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1920년대에 활동한 인테리어 장식미술가 장미셸 프랑크의 디자인을 재현한 가구다. 대부분의 제품이 주문제작 방식으로 판매되며 벽지와 패브릭은 주문 후 3∼4주, 가구는 5∼6개월 후 프랑스에서 직접 제작돼 배송된다. 에르메스 측은 “벽지의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았지만 실용성을 중시해야 하는 홈 컬렉션의 특성상 다른 최고급 수입 브랜드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맞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최고급 벽지는 벨기에나 이탈리아 등 유럽산으로 3.3m²당 15만∼30만 원 선이다. 국산 제품 평균 가격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최고급 벽지로 실내면적이 99m²(약 30평)인 주택을 도배할 때 약 1500만 원이 든다. 에르메스의 벽지 가격 역시 이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루이뷔통과 디오르 등의 국내 면세사업 에이전시인 부루벨코리아의 리빙 편집숍 ‘더플레이스’는 9월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더플레이스는 이곳에서 독일의 명품 브랜드 ‘에스카다’의 침구류를 국내에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스웨덴 왕실에 납품되는 덴마크의 고급 거위털 소재 침구류 브랜드 ‘잉그모 던’과 이탈리아의 최고급 천연 리넨 브랜드 ‘소사이어티’ 등도 이곳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최지나 부루벨코리아 차장은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최고급 리빙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명품 고객의 취향이 화장품에서 시작해 옷, 보석, 리빙 제품 순으로 옮겨가는 점을 감안할 때 리빙 제품 고객들은 과시용이 아니라 삶의 질을 추구하는 최상위층”이라고 말했다.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사회적 계층 표현이라는 ‘상징성’에서 자기만족을 위한 ‘경험성’으로 진화하는 것”이라며 “각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을 파는 프리미엄 상품이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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