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천성산 철쭉군락지에 인공구조물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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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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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단상-기념비 등 경관 훼손

경남 양산시 천성산 철쭉 군락지 옆에 설치된 ’천성산 철쭉제’를 알리는 갖가지 인공 구조물.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경남 양산시 천성산 철쭉 군락지 옆에 설치된 ’천성산 철쭉제’를 알리는 갖가지 인공 구조물.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경남 양산시와 울산 울주군에 걸쳐있는 천성산(해발 922m). 지율 스님이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 구간의 원효터널이 뚫리면 천성산 정상 부근 고산 늪지에 살고 있는 도롱뇽의 생존이 위협받는다며 농성을 벌인 곳으로도 유명한 산이다.

이 산 중턱에는 수십만 평에 이르는 철쭉 군락지가 있다. 양산시는 매년 5월 이곳에서 ‘천성산 철쭉제’를 연다. 철쭉 군락지 바로 옆 철쭉제 행사장에는 갖가지 인공 구조물이 설치돼 있어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임도로 연결돼 대형 트럭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행사장에는 철쭉제 참석 귀빈을 위한 철제 단상이 설치돼 있다. 너비는 33m²(약 10평) 남짓. 단상 옆에는 높이 2m에 이르는 큰 자연석 앞뒤로 ‘千聖山 철쭉제’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 자연석 바로 옆 대리석 앞면에는 ‘천성산 철쭉제 기념비 취지문’이, 뒷면에는 천성산 철쭉제 임원 명단이 새겨져 있다. 임원 명단에는 추진위원장 등 8명을 비롯해 고문(16명), 자문(33명), 위원(66명) 등 양산지역 각계 인사 등 123명 이름이 새겨져 있다. 기념비는 2008년 5월 18일 세웠다.

부산 모 산악회 회원은 “1년에 하루나 이틀 열리는 철쭉제를 위해 철쭉 군락지 바로 옆을 훼손해가며 많은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고 철쭉제 임원 명단까지 새겨 넣은 것은 자연환경 훼손일 뿐 아니라 꼴불견”이라고 지적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철쭉제 행사장 인공 구조물은 철쭉제 추진위원회가 설치한 것으로 양산시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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