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주군 ‘체육군’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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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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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0만 농어촌지역에 체육시설 8개… 또 3곳 추진

울산 울주군은 12개 읍면에 인구는 20만3000여 명(7월 말 기준)이다. 국가공단이 있는 온산읍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농어촌지역이다. 이런 울주군에 운동장을 갖춘 체육시설이 8개 있으며 앞으로 3곳에 체육시설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체육시설 공급과잉’ 논란이 일고 있다.

○ “군민 모두 모일 수 있는 시설 필요”

울주군은 삼남면 교동리 KTX울산역 인근에 울주종합운동장을 짓기로 하고 현재 실시설계용역을 하고 있다. 울주종합운동장은 104만 m²(31만4900여 평)의 터에 500억 원을 들여 종합운동장과 축구전용구장을 갖춰 2013년 착공, 2014년 준공할 계획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울주종합운동장은 2002년부터 추진됐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지지부진했다”며 “울주군민의 날 행사 등 대단위 체육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종합운동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주군은 또 범서읍 구영리 일원에 구영체육공원을 2014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이 체육공원은 범서읍 구영리에 아파트를 건립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7년 이익 환원금 83억 원을 지역을 위해 쓰기로 하면서 추진됐다. 서생면 서생리 일원에는 야외공연장과 야영장, 축구 보조경기장, 골프장(6홀) 등을 갖춘 진하근린공원이 2020년까지 조성된다. 울산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는 7월 말 열린 심의에서 진하근린공원에 대해 “인접한 간절곶 스포츠파크에 축구장이 있는데 또 진하근린공원에 축구장 2면이 필요한지 의문이며,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시설을 많이 배치했다”며 부결했다. 울주군은 설계 일부를 변경해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근린공원은 2020년까지 조성할 계획.

○ 한산한 운동장

울산시 도시계획위원들이 지적한 간절곶 스포츠파크는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지원금 등 212억 원으로 2007년 4월 서생면 서생리에 조성됐다. 이곳에는 천연잔디축구장과 인조잔디로 된 보조경기장 등이 갖춰져 있다. 천연잔디축구장은 잔디 보호를 위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며 보조경기장만 개방하나 이용하는 주민은 거의 없다. 두서면 서하리에도 2007년 3월 인조잔디 축구장 등을 갖춘 화랑체육공원이 조성됐다. 생활용수 공급을 위해 대곡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되는 마을의 주민들을 위해 30억 원을 들여 건립한 것. 하지만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이곳 주민들은 체육공원을 거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사회단체 간부는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려는 지방의원들의 압력과 기피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지나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 소득을 증대시키는 등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예산 낭비를 줄이고 주민들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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