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내고장 둘레길/홍천 수타사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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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한 새 소리… 바닥 보이는 맑은 물… 들꽃들… 예쁘다
기기묘묘한 바위-연못… 동굴 속 이무기의 전설… 재밌다

19일 오후 강원 홍천군 동면 덕치리 수타사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평일인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두세 사람이 함께 걸을 수 있는 흙길을 따라가다 보면 수타 계곡의 맑은 물줄기와 녹음 짙은 생태숲을 만난다. 청아한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걷노라면 어느새 더위를 까맣게 잊게 된다.

수타사길은 예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 출발 지점인 수타사 바로 앞 연못의 나무다리가 운치를 더한다. 수타사를 출발해 공작산 생태숲, 수타계곡, 용담을 거쳐 다시 수타사로 돌아오는 3.2km 코스로 1시간 반가량 걸린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경사가 거의 없어 노인과 어린이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특히 수타계곡을 따라 걷는 구간은 경치가 뛰어나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은 더위에 지친 나그네들로 하여금 풍덩 뛰어들고 싶게 만든다. 군데군데 자리 잡은 크고 작은 소(沼)와 기기묘묘한 바위도 지루함을 달래준다. 이무기가 살았다는 전설이 깃든 용담도 있다. 물 아래로 수타사까지 이어진 동굴에 이무기가 누워있었다고 한다.

수타사길에는 다양한 볼거리도 많다. 그 가운데 천년고찰 수타사가 단연 으뜸. 공작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수타사는 708년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서지방의 명찰로 손꼽히다 1568년 현 위치로 옮겨졌다. 이곳에는 보물 745-5호로 지정된 월인석보가 있다. 월인석보는 세조 5년(1459년)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을 합해 편찬한 불교대장경. 이 밖에도 고려 후기의 삼층석탑과 홍우당부도 등이 있다.

수타사길은 홍천군이 조성한 공작산 생태숲과 접해 있다. 163ha(약 49만3075평)의 넓은 산림에 조성된 생태숲에는 돌단풍 섬초롱 은방울 털중나리 가시연꽃 불두화 등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수타사 바로 앞의 생태공원은 아기자기한 맛에 가족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적합하다.

생태숲 운영을 담당하는 홍천군의 허태식 씨는 “수타사길은 입소문이 퍼져 주말이면 하루 1000명 이상이 찾아오고 있다”며 “수려한 경치와 생태교육 자료 등 매력적인 요소가 많아 앞으로 탐방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타사길을 걸은 뒤엔 홍천의 다양한 먹을거리를 즐길 만하다. 막국수와 더덕, 산채 전문 음식점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홍천읍 화로숯불구이촌은 꼭 가봐야 할 듯. 양념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주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연간 70만 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

대중교통 이용이 다소 불편한 것이 흠. 시내버스가 하루 세 차례만 운행된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중앙고속도로 홍천나들목에서 15분가량 걸린다. 동면 방향으로 가다보면 곳곳에 안내판이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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