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뇌연구원 유치는 했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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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지원 적고 컨소시엄 기관들 협조도 미온적

대구시가 국내 유일의 국책 뇌연구기관인 한국뇌연구원을 유치(본보 4일자 A8면 참조)했지만 국비 지원은 적고 지방비 부담은 커 순탄하게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뇌연구원을 유치하기 위해 경북도와 포항시, 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 포스텍(포항공대) 등 5개 기관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공동 노력을 해왔다. 인천시는 서울대 등, 대전은 KAIST 등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파전이 벌어졌으나 인천과 대전은 중간에 포기했다. 뇌연구기관은 중요하지만 자체적으로 많은 예산을 들여 설립하는 것은 실속이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뇌연구원 설립에 필요한 예산은 2600억 원가량이다. 대구시는 이 가운데 1600억 원가량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비와 경북도, 디지스트 등이 나눠 부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경북도는 소극적인 분위기다. 경북도 관계자는 6일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대구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컨소시엄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협력을 할 수 있을지는 다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포스텍의 연구기반과 역량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포스텍과의 협력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뇌연구원이 디지스트의 부설기관으로 운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포스텍 관계자는 “세계적 수준을 갖춘 포스텍이 신생 연구기관(디지스트) 밑에서 연구하는 듯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유치를 위해 5개 기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유치 이후에는 ‘대구시-디지스트 컨소시엄’이라고 공식 표기하고 있어 경북도와 포스텍 등의 불만을 사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구시가 보도자료에 ‘대구시와 디지스트 컨소시엄이 한국뇌연구원 유치에 성공했다’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매우 부적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 사업에 경북도는 처음부터 들러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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