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지역 기초의회 의장들이 해외연수를 떠나며 수행비서뿐 아니라 운전기사까지 동행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해외연수 일정 대부분은 ‘전통문화 탐방’으로 사실상 관광성 외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해당 시군의회에 따르면 의정부 고양 남양주시 등 경기북부 10개 지역 시군의회 의장단협의회는 지난달 30일 4박 5일간 일정으로 싱가포르 등 동남아 3개국 연수를 떠났다. 이번 연수에는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임상오 동두천시의회 의장 등 시군의회 의장 9명이 참가했다. 연천군의회 의장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했다.
연수에 참가한 의장 9명 가운데 동두천 고양 남양주 양주 파주 포천시 등 6개 시의회 의장은 수행비서 1명 외에 운전기사 1명까지 연수에 동행시켰다. “운전기사들이 고생하는데 한번도 연수를 간 적이 없었다”는 것이 동행 이유다. 의장단협의회는 연수 계획 단계에서 수행비서와 운전기사 등 2명을 동행시키기로 하고 각 시군의회에 공문까지 보냈다.
이번 연수 때 일행이 방문하는 기관 및 시설은 싱가포르의회 하수처리시설 사회복지시설 소방방재시설 등이 전부다. 나머지는 말레이시아 이슬람사원, 인도네시아 원주민마을, 싱가포르 센토사 섬 등 관광지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방문 예정인 공공기관 중 일부는 협의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연수를 떠났다. 연수 경비는 1인당 148만 원. 의장들 경비는 협의회 경비로 충당했지만 이 역시 각 시군의회 예산에서 지출된 회비다. 수행비서와 운전기사, 사무국 직원 등의 경비를 감안하면 4000만 원가량의 예산이 이번 연수에 사용됐다.
통상적으로 기초의회 의원은 1년에 한 차례씩 해외연수를 간다. 이와 별도로 지역별 의장 모임인 의장단협의회는 관행적으로 1년에 한 번씩 해외연수를 가는 곳이 많다. 동두천시의회 관계자는 “이번 연수는 의장단협의회가 결정해 추진한 것”이라며 “운전기사도 수행비서나 다름없지만 그동안 연수를 간 적이 없어 보상차원에서 동행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전기사를 제외하고 수행비서만 동행하도록 결정한 모 시의회 관계자는 “의장단협의회가 운전기사를 동행하도록 공문까지 보냈지만 내부 검토 결과 ‘실정에 맞춰야지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해 수행비서만 참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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