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게이트]現정권 vs 前정권… “너 때문이야”

한나라 “박지원-김진표 연루” 민주 “이상득-곽승준 개입”… 저축銀 진흙탕 싸움

2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이 시작되자마자 여야는 저축은행 부실 및 로비 의혹에 상대방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며 치열한 폭로전을 벌였다. 전현 정권이 서로 책임을 떠미는 정치 공방으로도 비화하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전현직 원내 지도부를 직접 겨냥했다. 감사원의 저축은행 감사에 대해서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상임위에서 “감사원이 개인기업인 저축은행을 왜 감사하느냐”고 발언한 것을 근거로 박 전 원내대표가 저축은행을 비호했다는 주장이다. 또 박 전 원내대표가 과거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고 이번에도 보해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며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태스크포스(TF) 위원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저축은행 사태에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화살을 돌리기 위해 우리 당의 전현직 원내대표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며 ‘물 타기 정치공작’이라고 반발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오만 군데서 압력이 들어왔다’는 김황식 국무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김 총리는 4만9999곳 밝힐 필요 없다. 누가 감사원장에게 그런 지시를 할 수 있는지 그 한 곳만 밝히면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명예회장과 여권 핵심 인사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만난 후 이 저축은행이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에 인수돼 살아났다며 여권에 역공을 가했다. 이상득 의원과 김두우 대통령기획관리실장,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 등을 거론하면서 여권 실세의 저축은행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곽 위원장과 이상득 의원 등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