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화성산업이 선보인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숲 파크드림S’ 본보기집(모델하우스)에는 일주일간 5만여 명이 몰렸다. 57m²(약 17평) 오피스텔의 경우 최고 경쟁률 71 대 1을 기록했다. 대구지역에서는 10여 년 만에 최고 경쟁률이었다. 같은 달 27일 본보기집을 연 포스코건설의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더샵 2차’에는 주말 동안 1만4000여 명의 수요자들이 찾았다. 같은 날 GS건설의 동구 ‘신천 자이’에도 1만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는 “가격 경쟁력과 중소형 아파트를 내세운 전략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반면 5월 9일 달서구 감삼동의 한 아파트 사업은 달서구청으로부터 건설계획 승인이 취소됐다. 지하 2층 지상 30층 2개 동 201채를 건립하기로 했지만 2007년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최근 달서구에는 본리동 2곳, 감삼동 1곳 등 모두 4곳의 아파트 건설사업이 취소됐다. 2003년 6월 착공했던 본리동 사업장(총면적 4만2000m²·약 1만2000평)은 시공사가 분양에 실패하면서 얼마 전 토지 소유권이 경매로 넘어갔다. 달서구 관계자는 “실질적 착공도 없었고 공사 완료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취소 처분을 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부동산 시장이 아파트 분양 호조세로 순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건설 경기침체 영향으로 미착공 사업장이 속출하는 등 악재도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택 매매나 신규분양 성공 등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판단이다.
1일 대구시에 따르면 미분양 아파트는 4월 말 현재 1만561채로 지난해 10월 1만5304채보다 31% 감소했다. 특히 미분양 아파트가 최고치였던 2009년 1월 2만1560채에 비하면 51%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건설사들은 아파트 분양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6월까지 대구지역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6000여 채에 이른다. 전용면적 85m²(약 25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로 설계 변경하는 등 실수요자 요구에 맞게 분양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 가격 또한 주변 시세보다 3.3m²당 200만∼300만 원 낮게 선보이는 등 모처럼 활기를 보이고 있는 분양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구지역 곳곳에는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는 미착공 주택건설 사업장이 널려 있다. 대부분 사업성이 낮아 사업을 포기하거나 사업주가 부도가 난 경우다. 시에 따르면 4월 말 대구지역 미착공 사업장은 75곳에 이른다. 아파트 규모도 4만4000여 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욱 대구부동산경제연구원 원장은 “그동안 전세대란으로 고통 받았던 일부 수요자들로 인한 ‘반짝 상승’일 뿐 부동산 시장 전반이 살아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여전히 대부분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지난달 20일 오픈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숲 화성파크드림S’ 본보기집에 일주일간 5만여 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화성산업 제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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