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교육계-건설업자 ‘뇌물유착’

  • 동아일보

교육공무원 22명 수의계약 통해 금품수수 확인

경찰이 전방위로 수사한 결과 각종 건설공사와 교육자재 납품 과정에서 교육계와 업자 간 유착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본보 3월 3일자 A20면 [광주/전남]학교공사-교육자재 납품 관련 수사 착수

광주경찰청은 23일 광주시교육청 및 산하 각급 학교에서 발주한 각종 시설공사를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해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전 동부교육장 이모 씨(61·현 고교 교장) 등 3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경찰은 광주시교육청 국장급 이모 씨(56)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100만 원 이하의 금품을 받은 전·현직 교장 및 공무원 등 15명에 대해서는 해당 교육청에 범죄사실을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동부교육장 이 씨는 광주시내 교육장 및 광주시내 학교장으로 재직하면서 교장실 보수공사 등 20건(총공사비 1억5000만 원 상당)을 수의계약해 주는 대가로 모두 2000만 원을 받고, 자신의 집 철조망 공사를 무료로 시공토록 한 혐의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 교육공무원은 각종 건설공사를 수의계약할 때마다 공사대금의 10%를 돌려받는 속칭 ‘정액제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학교 공사의 공개입찰을 피해 학교장이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공사금액을 2000만 원 이하로 낮추는 ‘공사 쪼개기’를 이용했다. 한 학교가 같은 공정인 현관 바닥공사를 교사 동쪽과 서쪽으로 나눠 1980만 원씩 배정해 수의계약한 것. 또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이 집중돼 수사기관 등의 주목을 받지 않도록 직접 공사업체 대신 다른 회사명의를 빌려 수의계약하도록 한 관행도 확인됐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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