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폭탄 용의자 주범 김씨는… 주가 하락에도 폭리는커녕 2000만원 손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최소 70∼90P 떨어져야 대박… 당일 주가 43P 하락에 그쳐

지난해 11월 11일은 코스피200지수 옵션 11월 만기일이었다. 이날 증시 마감이 임박한 오후 2시 50분부터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1조8042억 원 순매도로 돌변하면서 옵션시장이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코스피200지수를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샀던 일부 투자자는 최대 240배의 대박을 터뜨렸다. 지수가 추락하면서 당초 팔겠다는 행사가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비싸진 덕분이었다.

주범 김모 씨는 사제폭탄을 터뜨려 주가를 끌어내리면 미리 사둔 풋옵션을 통해 지난해 ‘11·11 대박’과 비슷한 엄청난 수익을 거둬 그동안의 투자손실을 거뜬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옵션 만기일인 12일을 골라 오전 11시경 코스피200 풋옵션상품 2개에 각각 3000만 원과 2000만 원을 투자했다. 만약 이날 코스피200이 사제폭탄 폭발의 영향으로 김 씨가 사둔 옵션상품 2개의 지수 밑으로 떨어졌다면 적어도 수억 원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오사마 빈라덴 사망과 관련된 테러라는 소문이 퍼져 투자심리가 심각하게 위축돼 지수가 곤두박질친다면 김 씨가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12일 코스피200은 전날보다 2.1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우량주 200개로 구성한 코스피200이 김 씨에게 수익을 안겨줄 정도로 떨어지려면 코스피 하락폭이 적어도 70∼90포인트 정도 돼야 한다. 전날 코스피가 2,166.63이었기 때문에 70∼90포인트 떨어졌을 때 지수 하락률은 3∼4%에 이른다. 올해 초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코스피 하락률은 2.40%였다. 김 씨는 12일 코스피가 43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치자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장 막판에 풋옵션을 되팔았다. 그 덕분에 그는 손실을 2000만 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만일 김 씨가 막판까지 풋옵션 상품 2개를 보유했다면 투자액 5000만 원 전부를 잃었을 뻔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