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셔터에 담은 빈곤… 그들에게 희망의 선물을”

  • 동아일보

곽한수 씨 아프리카 사진전
오늘부터 청주 예술의전당… 입장료 무료… 모금함 설치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의 초대작가로 활동 중인 사진작가 곽한수 씨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모습을 찍은 사진 전시회를
연다. 곽 씨가 현지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이들과 어울린 모습. 곽한수 씨 제공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의 초대작가로 활동 중인 사진작가 곽한수 씨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모습을 찍은 사진 전시회를 연다. 곽 씨가 현지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이들과 어울린 모습. 곽한수 씨 제공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희망을 선물해 주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31일∼4월 3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 예술의전당 대전시실에서 아프리카 사진전을 여는 사진작가 곽한수 씨(41). 1996년부터 고향인 청주에서 활동 중인 그는 지난해 2월부터 한 달간 에티오피아 구석구석을 다니며 찍은 사진 10만여 점 가운데 300여 점을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월드비전 초대작가가 지방에서 여는 첫 번째 전시회다. 곽 씨와 함께 월드비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인 국내 작가는 김중만 씨와 조세현 씨가 전부이다.

곽 씨가 아프리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 관계자들과 인연을 맺으면서부터. 곽 씨는 “몇 년 전 월드비전충북지부장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을 펴고 있는 이명신 월드비전 해외사업본부장을 알게 됐다”며 “이 본부장을 통해 아프리카 주민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웨딩 관련 사업체 운영을 병행하는 그는 사업과 작품 활동을 하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아프리카에 대한 생각이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지난해 2월 카메라를 메고 에티오피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부(富)와 빈곤의 공존이었다.

“우리나라 돈으로 1억 원이 넘는 고급 외제 승용차들이 다니는 도로 옆에는 마치 개집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모자(母子)가 살고 있더군요.”

직접 아프리카의 현실을 목격한 그는 하루 종일 도시와 농촌을 누비며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잘 먹지 못해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아기들, 달려드는 파리떼를 쫓는 누더기 차림의 어린이들, 먹을 물이 부족해 진흙탕 물을 마시는 한 가족의 모습 등….

“그들을 볼 때면 눈물부터 났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해맑은 웃음을 보여줬죠.”

곽 씨는 “전쟁 폐허 같은 곳에서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현지인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 입장료는 무료다. 그 대신 입구에 모금함을 설치해 성금을 모을 예정이다. 관람을 한 중고교생들은 봉사활동점수도 받을 수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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