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수능성적 분석]수준별 맞춤학습… 방과후 개별지도가 ‘실력’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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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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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준점수 시군구 1위 장성군
장성고 학생 65% 전국서 모집… 서울-경기 등 우수 인재 몰려

전국 시군구 가운데 모든 영역의 점수에서 1위를 차지한 전남 장성고. 반옥진 교장(가운데)과 학생들은 올해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장성고 제공
전국 시군구 가운데 모든 영역의 점수에서 1위를 차지한 전남 장성고. 반옥진 교장(가운데)과 학생들은 올해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장성고 제공
전남 장성군은 모든 영역의 점수가 전국 시군구 가운데 1위였다. 언어 116.5점, 수리 ‘가’ 113.9점, 수리 ‘나’ 125.1점, 외국어 119.6점.

장성군에는 고등학교가 4개 있지만 이 중 3곳은 특성화고라서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장성고 한 곳(271명 응시)만의 성적이 전국 1위를 이끌어낸 셈이다.

그러나 학교 차원의 노력을 무시할 순 없다. 수능 성적을 공개한 2005년부터 장성고의 점수는 계속 상위 20위에 들었다. 이번에는 언어(35.8%)와 수리 ‘나’(43.3%)의 1, 2등급 비율도 시군구 중 1위였다.

비평준화 지역인 장성고 학생 중 35%는 장성군 출신이다. 나머지는 도내 다른 지역(55%) 또는 다른 시도 출신(10%)이다. 농산어촌 자율학교로 지정되고 순천과 여수가 평준화된 뒤 2008학년도부터 2년간은 전국 단위로 모집해 지난해 3학년과 올해 3학년에는 서울과 경기 출신의 우수 학생이 몰렸다.

황의갑 교감은 “뛰어난 학생이 입학한 것도 최강 실력을 보인 요인이지만 학생 수준에 따라 교육을 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학생의 78%는 기숙사에서 지내며 수준별 맞춤학습을 한다. 영어와 수학은 3단계로 나눈다. 1, 2학년 중 영어와 수학 성적이 낮은 30명씩과 수학 성적이 우수한 25명씩을 선발해 집중이수반도 운영한다. 최상위권 학생은 ‘영수 토론반’에서 입학사정관전형에 대비한 구술면접 방법을 배운다. 방과후에는 두세 시간씩 언어 외국어 수리 사·과탐의 수준별 보충수업을 한다. 교사실명제에 따라 교사가 단원별로 개설한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

공부뿐만 아니라 포켓볼 골프 검도 영어연극 등 특기적성 교육도 29가지를 마련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장성고는 2011학년도에 서울대 2명, 연세대 및 고려대 25명 등 모든 졸업생을 4년제 대학에 보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성적 크게 오른 영월군 ▼
지자체, 택시 전세내 귀가 지원… 교사1인당 학생수 10명 안돼


강원 영월군 석정여고 3학년 선반 학생들이 수능 성적 분석 결과가 발표된 30일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석정여고 제공
강원 영월군 석정여고 3학년 선반 학생들이 수능 성적 분석 결과가 발표된 30일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석정여고 제공
강원 영월군의 수능 성적이 모든 영역에서 크게 올라 그 비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수리 ‘나’와 외국어는 각각 7.2점이 올라 전국에서 가장 점수가 많이 오른 시군으로 기록됐다. 언어도 4.7점이 향상돼 전국 8위, 수리 ‘가’도 3.6점이 올라 26위를 차지했다.

영월은 지역 특성상 사교육기관이 거의 없는 지역. 이 때문에 입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다. 반면 결손가정, 조손(祖孫)가정 학생들은 타 시도보다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거둔 영월군의 성적 향상에 대해 영월교육지원청은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학교와 학부모들의 열의가 빚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영월지역 고교생들은 방학 중 보충수업비와 중식비, 방과후 활동비 등을 거의 내지 않는다. 이 비용은 영월군이 매년 지원하는 30억 원의 교육경비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버스가 일찍 끊겨 하교하기 힘든 학생을 위해 택시를 전세내 귀가 지원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영월군은 6개 고교에 학생 수가 1200여 명으로 비교적 적다. 교직원은 150명으로 1인당 학생 수가 10명을 넘지 않는다. 그만큼 교사들이 학생들을 집중 지도할 수 있다. 고교생 1만3000여 명, 교직원 800여 명으로 1인당 학생 수가 16명가량인 원주시보다 월등히 유리하다. 대부분의 영월 고교가 학생들을 개별 상담하고 학력 수준에 맞춰 개별 지도를 할 수 있는 이유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는 학교 중 하나가 석정여고다. 21개 학급으로 영월군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 학교는 오후 10시까지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공부한다. 이태식 석정여고 교장은 “교실마다 교사들이 밤늦게까지 남아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이 같은 열정이 자연스레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월=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김포-동두천시 눈부신 약진 ▼
외고 설립후 학력향상 뚜렷… 일반고에 자극 시너지 효과


경기 동두천고는 자매결연을 맺은 미군부대 근무자를 영어 수업에 강사로 초청해 효과를 봤다. 동두천고 제공
경기 동두천고는 자매결연을 맺은 미군부대 근무자를 영어 수업에 강사로 초청해 효과를 봤다. 동두천고 제공
경기 김포시는 수능의 모든 영역에서 상위 30위에 처음 들어갔다. 1, 2등급의 비율이 수리 ‘가’는 1년 전보다 3.2%포인트, 외국어는 5.1%포인트 늘어난 결과다.

경기 동두천시는 언어와 외국어 점수가 처음으로 상위 30위에 올랐다. 언어와 수리는 점수가 가장 많이 오른 과목이기도 하다.

두 지역 모두 대부분의 영역에서 8, 9등급의 비율이 크게 줄었다. 하위권 학생의 성적이 오르면서 평균 점수가 올라간 셈이다.

특목고가 비슷한 시기에 생겼다는 점도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동두천외고는 2005년에, 김포외고는 2006년에 개교했다. 외고 설립이 시내 다른 일반계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일부에서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론 학력 향상에 자극이 됐다.

55년 역사를 자랑하는 김포고의 경우 김포외고가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예상과 달리 학력이 계속 올랐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이 학교는 일시적인 학력신장 프로그램보다는 학생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한다. 매달 학부모 10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연 뒤 수시로 바뀌는 입시정보와 자녀의 수준을 알려준다.

이영수 3학년 부장 교사는 “수험생은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한다. 가정에서 학부모의 표현이나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간담회 개최 목적을 설명했다.

동두천고 역시 자체적으로 개발한 5차원 교육프로그램을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지덕체(智德體)를 넘어 지력 체력 심력 자기관리능력 인간관계능력을 갖춰 훌륭한 사회인의 자질을 갖추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시에 주둔하는 미군부대와 자매결연을 해서 미군이 직접 수업시간에 영어를 가르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동두천=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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