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 지경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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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건전교제 꾸짖는 엄마 둔기 살해 10대,
‘잡귀 쫓는다’며 노모 때려죽인 女무속인

이성교제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친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와 “몸속 귀신을 쫓아야 한다”며 70대 노모를 때려 숨지게 한 무속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양주시 모 아파트에서 어머니 이모 씨(41)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조모 씨(19)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14일 오후 6시 20분경 자신의 집에서 불건전한 이성교제를 지적하는 이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집에 있던 공구로 이 씨를 마구 때려 살해한 혐의다. 조 씨는 1시간 뒤 퇴근한 아버지(48)가 방에서 옷을 갈아입는 틈을 타 둔기를 휘둘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수원서부경찰서도 친어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상해치사)로 무속인 정모 씨(51·여)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올 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수원시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 조모 씨(75)의 몸속에 있는 귀신을 쫓아낸다며 무속도구를 이용해 조 씨를 마구 때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조 씨의 사망원인은 폭행에 의한 ‘속발성 쇼크사’(심한 폭행에 따른 피하출혈로 인한 사망)로 밝혀졌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새로 신 내림을 받아야 하는데 어머니 몸속에 잡귀가 있어 신이 내리지 않았다”며 “어머니와 합의해 의식을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양주=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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