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집회서 “MB 하야하고 목회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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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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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결의대회 발언 파문… 조계종 “공식 입장 아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충북 보은군 법주사(주지 노현 스님)에서 10일 열린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대통령 하야 발언이 나오는 등 현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불만이 강하게 터져 나왔다.

11일 법주사에 따르면 전날 이 사찰 ‘본·말사 민족문화수호위원회’ 주최로 열린 ‘민족문화 수호 및 자성과 쇄신 결사를 위한 제5교구 본·말사 결의대회’에서 발원자로 나선 정율 스님(충북 충주시 대원사 주지)은 “대통령이 목사 따라 무릎 꿇고 통성기도를 하고 하나님 앞에 줄 세우기 하는 것이 이 나라의 국격이냐”고 비판했다. 정율 스님은 “오만과 독선으로 소통을 거부하고 특정 종교 편중 인사로 ‘고소영’이라는 신조어가 나왔다”며 “장로 대통령님! 하야해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2000만 불자의 중심에 선 5교구 불교도들이 분연히 일어나 행동으로 국격을 바로 세워 나가자”고 주장했다.

또 노현 스님은 대회사에서 “대통령이 영부인과 무릎을 꿇고 통성기도를 하고 낙단보 마애불에 구멍을 내는 등 현 정부에 만연된 왜곡된 종교관으로 불교도에 대한 박해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이제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의 민족 전통 문화를 보호하고 보존해 불법(佛法)의 전당을 지키고 후손에 남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1700년 불교 문화는 곧 대한민국 역사의 문화인데 이 같은 역사를 지닌 불교가 현 정권에서 홀대받는 것은 스스로 화합하고 결속하지 못했고 사회적 역할도 미흡했기 때문”이라며 “불교계가 자성과 쇄신결사를 통해 국민과 사회의 신뢰를 되찾자”고 말했다.

조계종은 ‘대통령 하야’ 발언과 관련해 “조계종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최근 대통령이 개신교 모임에서 무릎을 꿇는 통성기도를 하고 종교적으로 편향된 모습을 보여 이를 비판하다 ‘하야’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계종은 1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족문화 수호를 위한 직할교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연사로 나선 서울 노원구 무진법장사 주지 법장 스님은 “이 대통령은 개신교 목사들 앞에서 무릎을 꿇어 국민의 대통령이 아닌 개신교의 대통령이 됐다”고 비판했다.

보은=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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