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미안해, 2시간 22분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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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모 54% “퇴근 늦어 보육시설에 늦게 데리러 가”

“오늘도 7시에 데리러 가기 어려울 것 같아요. 8시까지는 가겠습니다.”

딸아이를 둔 여성 직장인 김승연 씨(40)는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반이 지나면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한다. 이렇게 보육시간 연장을 신청하는 것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이다. 김 씨는 “퇴근이 1시간 늦으면 아이와 얼굴을 맞대고 보내는 시간은 1시간”이라며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보육시설 정규 시간을 넘겨 아이를 데려가는 취업 부모가 54.1%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4일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2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취업 부모 17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시설보육을 이용하는 부모의 47.4%, 개별보육을 이용하는 부모의 41.4%는 정시 퇴근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이런 현실에서 일을 갖고 있는 부모들은 보육시설 정규시간을 지키지 못했다. 부모가 보육시설에서 그만큼 늦게 아이를 데려간다는 것이다.

보육시설 이용 시간과 부모의 근로 시간 차이는 아이 나이가 많을수록 컸다. 영유아기 아이들의 경우 1시간 23분, 아동기 아이들은 2시간 22분이었다. 아동기 아이들이 방과후보육서비스를 이용한 뒤 부모가 집에 올 때까지 혼자 있거나 형제자매끼리만 있는 경우도 27.2%로 나타났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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