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창원 새 야구장 우리 지역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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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한국철강터” “진해구청 인근” “북면일대” 3개 지역 주민에 정치권-시민단체까지 가세
市 “5월부터 타당성 조사-시민의견 수렴”

프로야구 제9구단 연고지로 확정된 경남 창원에서 새 야구장 건립 후보지를 둘러싼 신경전이 뜨겁다. 지난해 7월 옛 창원, 마산, 진해 등 3개 시가 통합 창원시로 출범한 이후 빚어지는 ‘핌피(PIMFY·좋은 시설을 자기 지역에 유치하려는 움직임) 현상’ 가운데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 3지역 3색

마산 출신인 경남도의회 김오영 의원(한나라당)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접근성과 균형 발전 등 새 야구장 건립에 최적조건을 갖춘 지역은 옛 한국철강(한철) 터”라며 후보지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한철 터는 교통 중심지이고 통합시 균형발전 차원에서 최적지인 데다 창원시가 구상하는 인근 돝섬 개발과 연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창원시는 17일 “김 의원이 주장한 옛 한철 터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24만6000m²(약 7만4500평)에 이르는 대규모 용지로 창원시가 매입하기도 그렇지만 토양이 중금속으로 오염돼 정화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마창대교 인근인 마산 해양신도시도 야구장 후보지로 거론된다.

옛 진해시 주민들은 야구장이 진해에 건립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야구장 후보지로 진해구청(옛 진해시청) 인근인 풍호동 해군 시설운전학부 터를 거론하고 있다. 시 소유에 경관이 뛰어난 것이 장점. 창원과 마산지역에서의 접근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

옛 창원지역에서는 의창구 북면 일대를 후보지로 꼽는 주민이 많다. 이곳은 고속도와 국도, 철도 등 교통여건과 10여 분 이내에 축구와 농구경기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인프라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 다만 옛 창원시는 이미 통합시 명칭과 임시청사까지 확보한 상황이어서 새 야구장까지 건립되면 지역 균형발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새 야구장 후보지 선정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한 통합시 청사처럼 3개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가세하는 기 싸움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공정하고 빠르게”

창원시 정기방 문화체육국장은 17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새 야구장 건립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적 장소를 찾을 것”이라며 “문화와 여가, 경제가 어우러지는 명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6월 말 100억 원을 들여 기존 마산야구장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내년 2월 완공하고 5월부터는 새 야구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과 시민 여론조사, 주민설명회,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4월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새 야구장을 2014년 완공해 2015년 개막 경기부터 사용할 계획이다.

창원시는 28일 엔씨소프트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프로야구단 유치추진위원회를 열고 마산야구장 리모델링과 새 야구장 건립 방향 등을 논의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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