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1호 이어 ‘4호’도 위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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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대법… 이번엔 고법서
36년만에 재심서 무죄판결

1974년 박정희 정권이 선포했던 대통령긴급조치 1호에 이어 긴급조치 4호도 위헌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강형주)는 11일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혐의(대통령긴급조치 1, 4호 및 반공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추영현 씨(81)에 대한 재심에서 36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긴급조치 1호에 대해 처음으로 위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긴급조치 4호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과 이와 관련되는 단체를 조직, 가입하거나 관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이 조치를 비방하는 행위도 처벌토록 했다. 당시 긴급조치 4호 위반으로 기소된 건수는 36건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1호와 4호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 신체의 자유 등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밝혔다.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발언을 했다는 반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당시의 정치상황 등 시사적인 관심사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자연스럽게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을 이롭게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일간스포츠 차장으로 재직하던 추 씨는 1973년부터 과거 좌익활동으로 처벌받은 뒤 경찰의 지속적인 감시를 받던 권모 씨와 만난 자리에서 “남한의 정권이 무너질 날이 머지않았다”, “긴급조치 4호는 정부에서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이다”라는 등 정부를 비판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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