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에듀투어]이 별은 북극성, 저기는 시리우스··· 별 찾아간 여행서 추억은 덤!
동아일보
입력 2011-02-08 03:00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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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천문대
경기 양주시 장흥면 ‘송암천문대’의 주 망원경. 작은 망원경으로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별들의 모임과 은하를 볼 수 있다.
‘체험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고생길’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다. 아이들을 데리고 지방에 있는 체험학습지에 가려고 하면 챙겨야 할 것도 많아 가는 길부터 피로가 누적된다. 도착해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현장학습이지만 학부모로선 ‘아이를 위한 교육적 효과’ 외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부모도 즐길 수 있는 체험여행은 없을까.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떠나는 것만 체험여행이라고 믿었던 수도권 거주 학부모라면 특히 환영할 만한 곳이 있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에 있는 ‘송암천문대’다.
별은 어쩌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친근하다. 별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하던 어릴 적 밤하늘의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쓸쓸함을 노래한 윤동주의 시가 가슴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 둔감하고 정서가 메말라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밤하늘의 별처럼 좋은 선물이 있을까? 천문대로 떠나는 체험여행은 우리가 수많은 별 중에서도 ‘지구별’에 온 행운의 주인공이고 기적처럼 ‘가족’이 됐음을 알게 하는 좋은 기회다.
초중학교 교과서 속 ‘낮과 밤’ ‘별자리’ ‘태양의 가족’ 등 단원도 짚어보고 ‘우주에 별이 얼마나 많은지’ ‘별은 왜 반짝거리는지’ 같은 과학적 지식도 얻을 수 있다.
포인트1. 밤하늘의 별자리는 모두 몇 개일까?
케이블카가 산 위로 출발하자 도시의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엄마, 저쪽으로 보이는 곳이 서울이에요? 저렇게 넓어요?”
“세계에서 서울처럼 인구가 1000만 명이 넘는 도시는 많지 않아. 하룻밤 사용하는 전기만 해도 엄청날걸?”
산꼭대기에 올라 송암천문대에 도착했다. 천문대 입구에 들어서니 캄캄한 숲이 우리 가족을 반겼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밤풍경이다. 태양계와 우주에 관한 간단한 슬라이드 영상을 보고 건물 옥상으로 이동해 별을 관찰했다. 진행요원이 레이저 포인터로 별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했다.
“별자리 찾기의 첫 번째는 북극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북두칠성의 국자 아래 부분을 7배한 곳에 북극성이 있어요. 북두칠성이 안 보일 때는 ‘W’ 모양의 카시오페이아를 찾으면 돼요. 두 별자리는 북극성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어요.”
겨울 밤하늘의 길잡이는 오리온자리다. 서양에서는 몽둥이를 들고 달려오는 황소와 대치하고 있는 용감한 사냥꾼의 모습으로 상상하는 별자리다. 이 중에서도 사냥꾼 허리띠 위치에 나란히 있는 세 개의 별을 삼태성이라고 한다. 그 아래 왼쪽에 있는 별이 가장 밝은 큰개자리의 시리우스다. 서쪽 하늘에는 지난 계절의 별자리들이 아쉬움에 미련을 두고 머뭇거리고 있다.
“밤하늘에 별자리가 모두 몇 개인지 아니? 힌트 줄까?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린 햇수야.”
“힌트가 아니라 답을 그냥 주는 거네요. 88개요.”
“별자리 중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건 큰곰자리를 비롯해 67개야. 사시사철 많이 볼 수 있지.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알아도 재미있어. 북쪽 하늘의 별자리는 계절에 관계없이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별자리고.”
포인트2. 도시에서 별 보기 어려운 세 가지 이유?
마지막 순서는 주관측실로 이동해 별 관측하기. 천문대의 상징인 돔 안에 설치된 600mm급 반사 망원경은 순수 국산기술로 상용화된 대형 망원경이다. 돔은 정교한 망원경을 궂은 날씨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다.
“대형 망원경으로 보면 눈앞에 별이 보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기대가 너무 컸구나. 너무 멀리 있기 때문에 점으로만 보이는 거야. 그래서 아름답다는 생각도 안 들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별은 역시 맨눈으로 봐야 제 맛이야.”
옥상에서 천천히 하늘을 둘러보았다. 남쪽 하늘 저 멀리 있는 별은 서울의 화려한 불빛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밤을 잃어버린 도시의 모습이다.
“도시에서는 별이 잘 안 보이나요?”
“도시의 밤하늘은 먼지와 연기, 다른 빛이 너무 밝아 별을 정밀하게 살펴보기 어려워. 천문대를 불빛이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세우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야.”
천문대가 산꼭대기에 들어서는 이유는 대기층이 얇을수록 별빛이 덜 반짝거리기 때문이다. 시골 하늘에는 별이 너무 많아 상대적으로 별자리 찾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 도심에서는 핵심적인 별만 볼 수 있어 오히려 별자리 관측에 좋은 점도 있다.
“그런데 아들! 별이 왜 반짝거리는지 알아? 서울의 불빛이 반짝거리는 것과 같은 이치야. 별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대기층의 움직임에 따라 굴절을 일으키기 때문이지.”
포인트3. 별과 관련된 노래 부르기
“아들, 이 우주에 별이 몇 개쯤 될까?”
“셀 수 없이 많겠죠. 바닷가 모래만큼이나요.”
“우주에는 1000억 개의 은하가 있고 그 은하마다 1000억 개의 별이 있다고 해.”
“그럼 그 안에 지구별과 같은 게 몇 개나 될까요?”
“별로 없다는 것 같아. 아직까지 우주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잡지 못했다고 하잖아. 우리가 지구에 있는 건 정말 운이 좋은 거야.”
광대한 우주에서 작은 점 하나에 지나지 않는 지구. 그중에서도 생각하고 말하고 사랑할 줄 아는 유일한 인류. 그중에서도 오늘의 내가 태어나는 데 기여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10세대를 올라가면 1000여 명이 되고 또 10세대를 더 올라가면 100만 명에 달한다. 생명의 기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별과 관련된 용어 찾기 한번 할까?”
“한류스타, 블랙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이번에는 별과 관련된 노래나 시를 찾아보자.”
“푸른 하늘 은하수∼.”
“엄마도 하나 해볼까?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사랑하고 있느냐.”
엄마는 정호승 시인의 ‘우리가 어느 별에서’를 읊으면서 훈이 손을 잡았다. ▽조옥남▽
― ‘특목고, 명문대 보낸 엄마들의 자녀교육’ 공동저자
― 3녀 1남의 어머니 조 씨는 세 딸을 각각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진학시켰습니다. 요즘은 중학교 1학년인 늦둥이 아들과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교육적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조 씨는 세 딸이 명문대에 진학하는데 체험여행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별을 찾아 떠나는 여행
▷교과와 연계된 체험활동 목표
·천체망원경의 원리 이해하기 ·계절별 별자리 관찰하고 특징 말하기 ·시간이 지나면서 별자리 위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하기 ·우주의 신비 느끼기
▷자녀와 부모가 함께할만한 추천활동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 찾기 ·별, 우주와 관련된 직업 알아보기 ·천문대가 위치하기 적합한 지역의 특징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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