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호 신임 법무연수원장 “수사는 예술이 아닌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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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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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같으면 output도 동일해야… “원칙 필요” 관행타파 역설

조근호 신임 법무연수원장(고검장급·사진)이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31일 자신의 홈페이지 ‘월요편지(www.mondayletter.com)’에 ‘수사는 예술인가요, 아니면 과학인가요’라는 글을 올려 체계적이지 못한 기존의 수사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예술’은 같은 인풋(Input·투입)을 넣어도 사람에 따라 아웃풋(output·결과물)이 제각각이며 이는 상상력과 창의성 때문이지만 과학은 같은 인풋을 넣으면 실험하는 사람이 달라도 동일한 과정을 거쳐 같은 아웃풋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지금까지도 수사를 예술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수사가 예술이 되면 법적 안정성이 사라지고 중구난방이 된다”고 지적했다.

수사를 담당한 검사가 누구인가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돼야 사법정의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예술’인 줄 알았던 협상도 1970년대 미국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등에서 시작된 연구 결과 일정한 원리가 있음이 밝혀졌다는 점을 예로 들며 “이제는 검증된 원칙으로서의 ‘수사 10계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대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이 검찰의 환골탈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데 이어 같은 고검장급 고위 간부인 조 원장이 검찰의 변화를 주문하고 나선 것은 최근 검찰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들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라 있다는 것을 의식해 경쟁적으로 검찰의 변화를 화두로 삼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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