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추정 히로뽕 20만명분 밀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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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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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조폭 흑사회가 공급하고 한국 13개 조직이 국내유통…檢, 13명 구속 - 9명 수배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히로뽕이 중국 폭력조직을 거쳐 시중에 대량 유통됐다. 중국의 대표적인 폭력조직인 흑사회는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히로뽕을 국내 폭력조직을 통해 유통시킨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이 유통시키다 적발된 히로뽕은 19만8333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 198억 원어치에 이른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2009년 9월∼올해 1월 흑사회와 짜고 히로뽕 5.95kg을 밀수한 뒤 국내에 유통시킨 부산 유태파 조직원 김모 씨(56)와 중국 선양(瀋陽) 지역 흑사회 두목 정모 씨(35) 등 조직폭력배 13명(내국인 9명, 중국인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공범인 조폭 9명을 수배하고 중국 조폭 2명은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태파 조직원 김 씨는 2000년부터 올해 1월까지 조직 내 상부의 지시를 받아 중국과 한국을 100여 차례나 오갔다.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하는 속칭 ‘지게꾼’ 역할을 한 것. 김 씨는 한국에서 2000만∼3000만 원을 주고 작은 배를 빌려 중국으로 간 뒤 선양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흑사회가 공급하는 히로뽕을 싣고 돌아왔다. 관례상 선장실은 철저한 수색을 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히로뽕은 주로 선장실에 보관했다. 이렇게 들여온 마약은 부산항이나 터미널 등지에서 전국 11개 폭력조직의 행동대장들에게 분배했다. 김 씨는 거래 과정에서 신분을 숨기고 공중전화만 이용해 연락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왔다.

부산에 근거지를 둔 유태파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유통 조직으로 알려져 있으며, 칠성파와 함께 중국에서 들여온 히로뽕의 국내 운반 및 판매 총책 역할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번에 히로뽕 유통에 관여한 국내 폭력조직은 청량리파 신상사파 동대문파 이글스파(이상 서울) 유태파 칠성파 양정파 사상파(이상 부산) 동아파(광주) 간석동파(인천) 북문파(경기 수원) 신세븐파(경기 의정부) 논산파(충남) 등 전국에 퍼져 있었다. 이들은 마약 구매대금을 중국에 직접 갖고 들어가거나 환치기 계좌를 이용해 중국에 보냈고 히로뽕의 질을 살피기 위해 감정전문가를 중국으로 보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흑사회는 국내 폭력조직을 통해 히로뽕을 유통하는 것과 별개로 국내에 마약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등 중국인과 조선족 밀집지역 등에서 활동하는 22개 분파를 이용해 직접 히로뽕 판매에 나선 것.

검찰은 이들이 밀반입한 히로뽕을 간이검사한 결과 북한산인 것으로 나타나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요즘 중국에서 유통되는 마약은 거의 다 북한산으로 보면 된다”며 “중국에서 공작원이나 무역상회를 통해 마약을 내다 팔아 외화벌이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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