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회장 후보 선거 두 달 앞으로… 2파전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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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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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출신 60대 로펌 대표 vs 외길 고집 50대 변호사


재야 법조계의 수장인 대한변호사협회장(임기 2년) 선거가 내년 2월 28일 치러진다. 출마 후보는 신영무 변호사(66·사법시험 9회)와 하창우 변호사(56·사법시험 25회). 31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열전(熱戰)에 돌입하는 이번 선거는 여느 때보다 변호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변호사 1만 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법률시장 개방으로 외국 대형 로펌의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후보의 컬러도 크게 대비된다.

○ 60대 로펌 대표 출신 vs 50대 개인 변호사

신 변호사는 판사 출신이자 미국 뉴욕 주 변호사로 법무법인 세종 대표를 지냈다. 반면 하 변호사는 판검사 경력 없이 20여 년간 개인 변호사로만 활동해왔다. 60대인 신 변호사가 로펌 대표 출신으로서 경륜을 강조하는 데 비해 50대인 하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협에서 활동한 실무 경험과 젊은 패기를 부각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로펌 대표 출신의 이례적인 출마 선언을 변호사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변호사는 “미국이나 일본에선 로펌 대표들이 변호사단체 회장을 맡는 사례가 많다”며 “작은 법률사무소로 시작한 세종을 대형 로펌으로 키워낸 경영 능력을 변협 운영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대형 로펌의 독식에 개인 변호사들의 반감이 심하다”며 “법률시장 개방으로 업계의 지각변동을 앞둔 상황에서 중소 로펌이나 개인 변호사들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 ‘변호사 일자리 확대’에는 한목소리

변호사가 급증하면서 전반적인 수익이 낮아지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변호사들의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 두 변호사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 변호사는 “청년 변호사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 기구를 대통령직속 기구로 설치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 변호사는 “정부 등 공공기관이나 기업에 법률 자문역을 해줄 변호사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회에 법무보좌관제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법무담당관제를 신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가 ‘변호사 일자리 확대’를 경쟁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젊은 변호사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현재 경력 10년차 미만 변호사는 전체 회원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선거전을 좌우하는 최대 표밭이다.

차기 변협 회장은 내년 2월 28일 변협 정기총회에서 대의원 투표로 선출되지만 그에 앞서 1월 27, 28일 치러지는 서울지방변호사회의 ‘변협회장 후보’ 선출 투표에서 사실상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변호사회는 변협 대의원 가운데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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