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서해 5도에 대형 방탄헬기 배치 추진

해경 ‘치안강화 방안’ 마련

해양경찰청 특공대원들이 서해5도의 한 섬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헬기로 옮기고 있다. 해경은 현재 3000t급 경비함에 실린 헬기를 띄워 환자를 이송하고 있으나 앞으로 30인승 대형 헬기 1대를 서해5도에 고정적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사진 제공 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피해를 본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 주민을 위해 치안력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일어난 뒤 해경은 가장 먼저 특공대를 연평도에 들여보내 주민 구조와 피해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해경은 최근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서해5도 주민과 응급환자 이송에 필요한 치안력 강화 방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해경은 2014년까지 1012억 원을 들여 치안인력과 구조장비를 크게 확충할 계획이다. 우선 긴급사태 발생 시 응급환자 이송과 서해5도 주민 대피를 위해 방탄시설을 갖춘 30인승 대형 헬기 1대를 고정적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중 한 곳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는 대형 공기부양정 1척도 도입해 주민들을 수송할 방침이다. 이는 북한의 연평도 도발 당시 응급환자와 피란민들을 신속하게 이송할 수단이 서해5도에 고정 배치돼 있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해경은 군의 허락을 받아 서해5도 주변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던 300, 500t급 경비함을 급파한 뒤 교대로 연평도 주민들을 인천으로 피신시켰다.

또 해경은 서해5도를 관할하는 1000, 3000t급과 같은 중·대형 경비함 4척에 설치된 재래식 무기인 20mm 벌컨포를 조준 사격이 가능한 40mm 자동포로 바꾸기로 했다. 이들 벌컨포 대부분이 6·25전쟁 때 사용했던 낡은 무기이기 때문에 자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 서해5도에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현장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서해5도 해경 지구대’를 신설하고, 지구대 산하에 파출소 3곳을 운영할 방침이다. 서해5도 주민 대다수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어 선박의 입·출항 관리업무를 포함한 치안을 주로 해경에 의존하고 있지만 섬별로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은 2, 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백령도와 연평도에 설치된 출장소를 파출소로 승격하고, 대청파출소에는 경찰관을 증원하기로 했다. 이들 파출소에는 특공대원과 경찰관 등 모두 45명이 근무하게 된다.

해경은 파출소에 방공호와 같은 대피시설을 신축하는 한편 방탄고속정을 3척씩 배치할 계획이다. 해경 이춘재 기획담당관은 “지난달 발생한 북한의 도발과 같은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서해5도 주민에게 꼭 필요한 대책을 마련했다”며 “정부는 물론 국회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연차적 실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