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구제역 진정 때까지 수렵장 운영 중단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9일 03시 00분


장흥 한우농가들 민원 제기, “사냥개가 축사까지 들어와”

“구제역 파동이 수렵장 운영에도 불똥?”

전남 장흥군은 “한우 사육 농가에서 구제역이 확산되자 수렵장 운영을 중단해 달라는 한우 사육 농가들의 민원이 많아 고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전국적으로 19개 시군이 수렵장으로 지정됐으나 구제역 파동으로 경북지역 5개 시군은 수렵장 운영을 중단했다. 전남에서는 장흥군을 비롯해 순천시, 영암군 등 3개 시군이 수렵장으로 지정됐다. 수렵기간은 지난달 25일부터 내년 3월 16일까지로 멧돼지, 고라니, 수꿩, 멧비둘기, 까치 등을 잡을 수 있다.

장흥지역은 농가 2828곳에서 한우 5만1557마리를 기르고 있다. 한우 사육 농민들은 구제역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온 엽사들이 한우 축사 인근 지역에서 사냥을 하는 경우가 많아 엽사들과 한우 사육 농민들 사이에 크고 작은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20년째 한우를 키우고 있는 김선계 씨(59·장흥군 장평면)는 “최근 사냥개가 축사까지 들어와 엽사들과 심하게 다툰 적이 있다”며 “멧돼지 등 유해동물 피해를 막기 위한 수렵을 해야 하지만 구제역 파동이 진정될 때까지 수렵장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우 사육 농가들은 장흥군이 수렵 중단 등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단체행동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흥군은 엽사들에게 이미 사용료 1억1000만 원을 받은 상황에서 선뜻 수렵장 운영을 중단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장흥군 환경산림과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지역과 장흥이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며 “앞으로 구제역이 더 확산될 경우 수렵장 운영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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