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삼남대로 천리길 다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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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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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해남

삼남대로(三南大路)는 조선시대 9대로(大路) 가운데 하나로 전남 해남에서 서울을 잇던 천리길이다. 서울 숭례문을 출발해 천안에서 영남대로와 나뉘어 전주, 광주, 목포 방향으로 이어진다. 원래 종착점은 전남 해남군 북평면 이진리 이진성(城)과 문내면 우수영(울돌목) 두 곳이었다. 군사, 물자의 이동 경로로 한반도의 동맥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거의 잊혀졌다.

남도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삼남대로가 다시 태어난다. 전남도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스포츠)과 삼남길 개척 및 탐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코오롱스포츠는 해남에서 시작해 강진, 영암, 나주, 광주, 장성을 거쳐 서울에 이르는 500km 안팎의 삼남길을 개척할 예정이다.

이 중 전남도 구간은 약 220km. 9월부터 시작돼 현재 해남군 송지면 땅끝에서 강진군 성전면 누릿재까지 60km가 개척됐다. 이 구간에는 삼남길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전남도 구간을 2011년까지 끝내고 전체 구간은 2014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장봉철 전남도 자원순환담당은 “아스팔트나 시멘트 길은 피하고 마을과 야산을 경유하는 흙길 위주로 개척하고 있다”며 “조선시대 삼남대로가 제주까지 이어졌던 만큼 제주 올레길과 연계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 개척과 홍보 비용은 코오롱스포츠가 부담하고 전남도와 시군에서는 길 개척단을 위한 편의시설 등 행정 지원과 정보를 제공한다. 코오롱스포츠 측은 이번 삼남길 개척을 위해 ‘로드 플래너’ 손성일 대장이 이끄는 길 개척단을 꾸렸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업무협약식에서 “탐방로 조성 열풍으로 자치단체마다 많은 사업비를 들여 인위적인 시설물을 설치하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삼남길을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걷기 좋은 길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삼남길 개척단은 수시로 단원을 모집하고 있다. 길 개척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코오롱스포츠 홈페이지(kolonsport.c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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