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연평도 언쟁’ 새터민, 70대에 주먹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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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과 전쟁 한번 하자, 이긴다”에 “간첩이냐”… “南당하기만 해 홧김에…”

부산 사하구에 사는 이모 씨(47)는 2008년 11월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탈북한 새터민이다. 북한에서 10년 넘게 군 생활을 한 뒤 중국 접경지역인 평북 신의주에서 장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남한 사정을 알 수 있었다. 지난해 부산에 정착한 그는 사하구 신평동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23일 오후 9시 40분경. 직장동료와 회식을 한 뒤 사하구 장림동 모 아파트 앞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리던 그는 교회 전도사가 마이크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언급하는 것을 듣게 됐다. 그는 마이크를 뺏어 “한국 사람들은 너무 어리석다. 매일 북한에 쌀만 퍼준다. 북한과 전쟁 한 번 하자. 전쟁하면 이긴다”고 소리쳤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박모 씨(74)는 “이 사람 간첩이네. 북한과 전쟁하면 모두 다 죽는다”고 맞받았다. 흥분한 이 씨는 박 씨와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에서 내리던 박 씨 얼굴을 주먹으로 한 대 때렸다. 마침 버스 정류장에서 박 씨를 기다리던 아들 내외가 폭행 순간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북한이 싫어서 탈북을 했는데 남한이 당하고만 있는 것을 보고 흥분해 홧김에 주먹을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24일 이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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