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언어영역/2014년 이후 수능… 어휘-어법 차근차근 다진 사람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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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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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 내실화”… 언어영역, ‘국어’로 바뀔 가능성
문제형식, 학업성취도 평가방식 전환 → 문법 비중 껑충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이 확정되면 언어영역 시험의 문제 형태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즉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수능과 달리 국어 지식을 묻는 문제가 많이 나올 수 있는 것. 이에 따라 어휘·어법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수능과 학업성취도평가의 난이도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수능은 사실적, 종합적, 통합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많기에 별도로 국어 과목을 공부하지 않아도 점수가 높게 나올 수 있다. 이와 달리 학업성취도평가는 수능보다 단순하고 국어 지식을 묻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된다. 그러므로 특히 어휘, 어법 영역을 꼼꼼히 공부한 학생에게 유리하다. 문제 유형에는 차이가 있다.

수능과 학업성취도평가 문제를 연결시켜 보면 수능의 어휘·어법 문항은 ‘문법’, 읽기 문항은 ‘읽기’와 ‘문학’으로 대응된다. 학업성취도평가는 수능보다 문법 문제의 비중이 좀 더 높다. 지금까지 수능에서는 문법 문제가 3개 이상 출제된 적이 거의 없었다. 대개 ‘보기’로 문법 관련 지식을 제시한 뒤 이를 적용하는 형태의 문제가 출제됐다.

이런 문제는 해당 문법 지식을 몰라도 주어진 자료를 꼼꼼히 분석하면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높았다. 학업성취도평가에서는 수능에 나오는 탐구형 문제와 교과 과정에서 배운 문법 지식을 평가하는 문제가 함께 출제되고 있다. 특히 문법 지식을 평가하는 문제의 경우 관련 지식을 알고 있어야 정답을 맞힐 수 있다. 정확한 어휘, 어법 관련 지식이 없다면 문제를 풀다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관련 문제를 살펴보자.》
[예문] 2010학년도 9월 수능 모의평가 27∼30번 지문

가) 조선 전기 조선군의 전술에서는 기병을 동원한 활쏘기와 돌격,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보병의 다양한 화약 병기 및 활의 사격 지원을 중시했다. 이는 여진족이나 왜구와의 전투에 효과적이었는데, 상대가 아직 화약 병기를 갖추지 ㉠못한 데다 전투 규모도 작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적 우위는 일본군의 조총 공격에 의해 상쇄되었다.

(나) 16세기 중반 일본에 도입된 조총은 다루는 데 특별한 무예나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결과 신분이 낮은 계층인 조총 무장 보병이 주요한 전투원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한편, 중국의 절강병법은 이러한 일본군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전술로, 조총과 함께 다양한 근접전 병기를 갖춘 보병을 편성한 전술이었다. 이 전술은 주력이 천민을 포함한 일반 농민층이었는데, 개인의 기량은 떨어지더라도 각각의 병사를 특성에 따라 편제하고 운용하여 전체의 전투력을 높일 수 있었다. 근접전용 무기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이용되었다.

(다) 조선군의 전술은 절강병법을 일부 수용하면서 기병 중심에서 보병 중심으로 급속히 전환되었다. 조총병인 포수와 각종 근접전 병기로 무장한 살수에 전통적 기예인 활을 담당하는 사수를 포함시켜 편제한 삼수병 체제에서 보병 중심 전술이 확립되었음을 볼 수 있다. 17세기 중반 이후 조총의 신뢰성과 위력이 높아지면서 삼수내의 무기 체계의 분포에도 변화가 시작되었다. 상대적으로 사격 기술을 익히기 어렵고 주요 재료를 구하기 어려웠던 활 대신, 조총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했다.

(라) 조선에서의 새로운 무기 수용과 전술의 변화는 단순한 군사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경제적 변화를 수반하였다. 군의 규모는 관노와 사노 등 천민 계층까지 충원되면서 급격히 커졌고,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 백성에 대한 통제도 엄격해졌다. 성인 남성에게 이름과 군역 등이 새겨진 호패를 차게 하였으며, 거주지의 변동이 있을 때마다 관가에 보고하게 하였다. 대규모 군사력의 운용으로 국가 단위의 재정 수요도 크게 증대했는데, 대동법은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는 제도이기도 했다. 선혜청에서 대동법의 운영을 전담하면서 재정권의 중앙 집중화가 시도되었으며, 이에 따라 지방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재정의 상당 부분이 조정으로 귀속되었다. 한편 가호(家戶)를 단위로 부과하던 공물을 농지 면적에 따라 쌀이나 무명 등으로 납부하게 하여, 논밭이 없거나 적은 농민들의 부담은 줄어들었다.

***

이 글은 조총의 도입으로 나타난 군대의 전술과 무기체계의 변화 및 정치적, 경제적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총의 도입으로 나타난 군대 전술과 무기체계의 변화로는 군의 규모 증대, 기병 중심에서 보병 중심으로의 변화, 조총의 비중 증가 등이 있다. 그리고 정치적, 경제적 변화로는 백성에 대한 통제 강화, 대규모 군사력의 운용으로 인한 국가 단위의 재정 규모 증대, 재정권의 중앙 집중화, 조세제도의 변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조총의 도입으로 나타난 변화를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여기서 출제된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이 문제는 <보기>에서 ‘교체, 첨가, 축약, 탈락, 도치’ 등 다섯 가지 음운 변동을 제시한 뒤 그 원리를 ‘못한’을 발음할 때 적용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묻고 있다. 학생들은 오답인 ②번을 많이 선택했다. 이는 ‘자음 축약’이라는 정확한 국어 지식이 없어 함정에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못한’이 표준발음대로 발음되는 과정을 분석해야 한다. 먼저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 적용돼 ‘못’이 /몯/으로 발음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몯/이 뒤의 /한/과 함께 발음되는 과정에서 /ㄷ/과 /ㅎ/이 /ㅌ/으로 축약된다. 즉 ‘못한’은 /모탄/으로 발음된다. 자음 축약이 진행된 것이다. 정답은 ①번.

어휘, 맞춤법 관련 문제는 사고력이 아니라 국어 지식을 측정하는 문제다. 제시된 문제는 음운 변동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지식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매우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제시된 국어 지식은 기초적인 수준이므로 평소 관련 개념을 숙지하고 다양한 예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또 다른 문제를 보자.


이 문항의 정답은 ④번이다. 하지만 24%의 학생이 오답인 ⑤번을 선택했다. ‘동음이의어’와 ‘다의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해 함정에 빠진 것으로 판단된다. <보기>에서는 ‘다의어’에 대해 ‘두 가지 이상의 뜻을 가진 단어. 의미상 연관성은 있지만 두 의미가 분명히 다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답을 선택한 학생들은 ⑤번의 ‘사람의 귀’와 ‘모가 난 물건의 모서리’라는 각각의 ‘귀’의 의미가 서로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두 단어가 동음이의어라고 생각한 것. 하지만 여기서 각각의 ‘귀’의 의미에는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동음이의어와 다의어를 구별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는 의미의 연관성이다. ③번의 ‘먹다’를 보자. ‘밥을 먹다’의 경우 ‘음식 따위를 입을 통해 배 속에 들여보내다’는 뜻이고, ‘솜이 물을 먹다’에서 ‘먹다’는 ‘물이나 습기 따위를 빨아들이다’의 의미로 쓰였다. 이 두 경우에서 ‘먹다’는 ‘내부로 들어간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의미상 연관성이 있으므로 다의어다. ④번의 ‘가볍다’는 같은 단어를 두 가지 뜻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가볍고 단단한 그릇’의 ‘가볍다’와 ‘가벼운 생각’의 ‘가볍다’는 모두 ‘무엇이 적다, 작다, 모자라다’라는 의미를 공통적으로 지닌다. 따라서 동음이의어가 아니라 다의어가 된다. ①번의 ‘배를 타다’의 ‘배’는 사람이나 짐 따위를 싣는 교통수단이다. ‘배를 먹다’의 ‘배’는 배나무의 열매를, ‘배가 부르다’의 ‘배’는 ‘신체의 일부인 위장’을 의미한다. 각각 의미의 관련성이 없다. 따라서 동음이의어에 해당한다. ②번의 ‘머리를 감다’의 ‘감다’는 ‘머리나 몸을 물로 씻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눈을 감다’의 ‘감다’는 ‘눈꺼풀을 내려 눈동자를 덮다’의 의미다. 두 ‘감다’ 사이 의미의 연관성이 보이지 않으므로 동음이의어에 해당한다.

이만기 위너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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