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두 馬夫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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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6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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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기다리는 청계천 마차들.
손님을 기다리는 청계천 마차들.
서울의 관광 명소로 떠오른 청계천에서 '마차(馬車) 전쟁'이 한창이다.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0시40분 경 서울 중구 다동 청계천로에서 꽃마차 마부 2명이 몸싸움을 벌였다.

서로 멱살을 잡고 옥신각신하다가 1명이 넘어지면서 2명 모두 중부경찰서에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사건의 원인은 한 마부가 경쟁업체 마부에게 "10시가 넘어서 근무하는 것은 업체간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길을 막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다툼의 이면에는 청계천 관광용 꽃마차의 운영을 두고 벌어진 A마차와 B마차의 오랜 경쟁 관계가 있었다.

청계천에서 꽃마차를 처음 운행한 것은 A마차였다. 강원도에서 목장을 운영하던 M(60)씨가 2007년부터 마차 3대를 몰고 와 현재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09년 11월 K(50)씨가 형(58)과 함께 B마차를 설립, 마차 3대를 청계천으로 몰고 오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먼저 청계천 자리를 선점하고 있던 M씨는 '상도덕을 어겼다'며 K씨 형제를 비난했고, K씨 형제가 '청계천이 네 땅이냐, 우리도 사업하겠다'고 대응하면서 다툼이 커졌다.

다툼은 물리적 싸움까지 이어졌고, 상호 폭행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입건됐다. 이들이 폭행 혐의에 대해 합의하지 않으면서 5개월에 걸친 형사소송으로 이어졌다.

당시 서울지방법원은 M씨에게 벌금 95만원, K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판결하면서 마무리했지만, 이들의 전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청계천 꽃마차는 자유업으로 인·허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과도한 경쟁은 서울시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우마차 통행 금지조항이 2007년 9월 없어지면서 사업자 등록 후 수입에 따라 세금만 내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M씨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꼭 다툼이 있었고, 경찰서에 입건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라며 "잦은 다툼이 행인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스스로도 괴롭다. 차라리 서울시가 나서서 허가제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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