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천지연폭포 인근 바위그늘 유적에서 구석기 시대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서귀포시의 의뢰를 받아 8월 20일부터 서귀동 천지연폭포 하구 동쪽 절벽 아래에 있는 ‘생수궤’에 대한 고고유물 조사를 벌인 결과 구석기 시대 유물 100여 점을 발굴했다고 14일 밝혔다.
좀돌날을 떼어낸 흔적이 뚜렷한 ‘좀돌날몸돌’ 4점을 비롯해 긁개와 밀개 등 석기류도 많이 출토됐다. 석기류 날의 평면 형태는 자연적으로 생기는 낙반석 손상과는 구별될 만큼 규칙적이고 뚜렷하게 손질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낙반석을 이용한 석기 제작은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좀돌날몸돌은 큰 돌(몸돌)에서 조그맣게 날을 떼어내 나무로 만든 몸체에 묶거나 끼워서 도끼 등으로 사용한 것이다.
오연숙 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발굴을 통해 생수궤 유적이 적어도 후기 구석기 시대에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며 “제주 고고학의 공백기인 구석기 시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천지연폭포 방향으로 최소한 5개 이상의 바위그늘이 존재하고 있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내년에 정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궤는 바위그늘집을 뜻하는 제주 말로 생수궤 규모는 높이 2.7m, 너비 6m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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