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삼성이 보도국 뉴스 정보 수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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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직해온 직원이 호기심서 전산망 접속”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1일 성명서를 내고 “외부인이 보도국 뉴스 시스템에 접속해 뉴스 내용과 편집 순서를 담은 큐시트 등을 훔쳐본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MBC 뉴스 시스템에 오른 취재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증권가 정보지에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등장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불거진 의혹처럼 삼성이라는 거대 재벌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언론사 내부정보를 수집해 이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우리 언론의 역사에서 전대미문의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삼성그룹에 대해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해 진상을 낱낱이 고백하고 모든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MBC는 7월 시작한 특별감사를 통해 보도국 뉴스 시스템 담당자가 2007년 삼성으로 이직한 오모 부장에게 정보를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정보 유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현재 감사실에서 뉴스 시스템 담당자에 대한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당사자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 어느 정도의 범위로 정보를 유출시켰는지가 현재로서는 가장 중요하다. 여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자체 조사 결과 ‘개인적 해프닝’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MBC 기자 출신으로 삼성경제연구소로 이직한 오모 부장이 2007년부터 2008년까지 1년여에 걸쳐 개인적으로 MBC 내부전산망을 들여다봤다는 것. 삼성 관계자는 “오 부장이 전 직장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에 접속했을 뿐 조직적으로 정보를 취합해 상부에 보고한 바는 없었다”며 “현재 삼성그룹 차원에서 유감을 표시하거나 해당 직원을 징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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