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가면 月1500만원 번다고…” 탈북여성 13명 원정 성매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브로커 꾐에 마사지업소 취업… 새터민출신 업주 등 16명 입건경찰 “日취업 유사사례 더 있어”

일본에서 성매매에 나선 새터민 출신 여성 및 현지 업주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탈북 여성들을 일본으로 데려가 현지 남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시킨 새터민 출신의 일본 마사지업주 탁모 씨(49·여)와 알선 브로커 이모 씨(44·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이 밖에 또 다른 브로커 1명과 성매매 탈북여성 13명 등 모두 16명의 탈북 여성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2002년 한국에 입국한 새터민 탁 씨는 2008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일본 도쿄(東京) 우에노(上野)에서 ‘유메노데(夢の手·꿈의 손)’ 등의 상호로 마사지업소를 운영했다. 탁 씨는 브로커 이 씨 등을 통해 탈북 여성들을 일본으로 데려온 뒤 유사성행위를 하게 해 시간당 6000엔(약 8만 원)을 받았다. 또 성매매 여성들과 받은 돈을 절반씩 나눠 총 11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직업을 구하기 힘들었던 탈북 여성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일하면 한 달에 1500만 원은 벌 수 있다”는 송출 브로커의 꾐에 넘어가 성매매에 나섰다. 경찰에 적발된 여성들은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탈북 비용과 생계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일했다”고 진술했다. 일부는 경찰 조사를 받은 뒤에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해당 업소에서 일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재 이들 여성을 고용한 업주 탁 씨를 제외한 15명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탁 씨는 현재 일본 경찰의 단속에 적발돼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인터폴에 수사 협조를 의뢰해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같은 탈북 여성들의 유사성매매 업소 진출이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5월에는 탈북 여성들만 고용한 음란 화상 채팅 사이트가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적발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에는 새터민 여성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일본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사례도 있다”며 “새터민 출신 일본 마사지업주가 5, 6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