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포커스]값은 뚜∼욱, 맛은 쑤∼욱 “풍년 든 송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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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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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kg 120만원서 올해 10만원대 인하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 자료 사진
“어! 가격표가 잘못 된 것 아닌가.”

요즘 백화점이나 시장에서 송이를 산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명품 식품으로 통하는 송이(사진) 가격이 올해 풍작으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11일 경북과 강원지역 송이 주산지에 따르면 올해 강우량, 기온 등 기후 조건이 송이 생육에 적합해 예년보다 월등히 많은 양의 송이가 출하되고 있다. 경북 영덕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생산된 송이가 82t으로 지난해 22t보다 4배 가까이 많았다. 하루 평균 6∼8t이 생산되고 있어 이달 말까지 100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내 다른 지역도 송이 대풍이다.

지난해 최악의 작황 부진을 겪었던 강원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강원도내 7개 공판장에서 거래된 송이는 42.785t으로 지난해(0.886t)에 비해 48배로 늘어났다. 송이 거래 금액도 올해 44억 원으로 지난해 3억2800만 원에 비해 13배 이상 늘었다.

송이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은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추석 전 1등급(1kg)에 120만 원 하던 영덕 송이는 최근 들어 10만 원대, 2·3등급은 5만∼9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2005년 이후 최저 가격이다. 최고가를 자랑하는 양양지역 송이도 출하 초기 공판가가 1등급 1kg에 110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출하량이 늘면서 20만∼30만 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3일 13만8900원까지 떨어졌다 점차 회복세를 보여 10일 양양 송이의 1kg 공판가는 1등급 30만6500원, 2등급 20만1500원, 3등급 14만1900원, 등외품 4만100원이었다.

하지만 생산량이 늘어 농가 소득은 오히려 높아졌다. 양양군 서면에서 송이 농사를 짓고 있는 이형섭 씨(70)는 “송이 생육에 적합한 날씨가 이어져 예년 같으면 지표면에 올라오지 못하고 죽었던 약한 종자들도 번식할 수 있었다”며 “가격이 떨어졌지만 생산량이 많아 예년보다 소득이 1.5배 정도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양양=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영덕=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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